한미정상회담 개최와 남북관계

다음 달 1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이 한반도 기류를 결정지을 최대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정상회담 논의 내용에 따라 북핵문제 뿐아니라, 다시 대화 국면으로 접어든 남북관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정상회담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경우의 실질적인 진전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그 논의의 축이 형성된다면 북핵문제 해결의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6월에 줄줄이 예정되어 있는 남북간 대화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는 한미정상회담 이전에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히는 것을 전제로 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시계열적으로만 보더라도 한미정상회담 직후인 다음 달 14일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이 정부대표단을 이끌고 6.15 공동선언 5주년을 기념하는 평양 통일대축전에 참석하고, 이어 21∼24일 서울에서 제15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열린다.

비록 이처럼 중량감 있는 남북대화가 예정되어 있더라도 북핵 문제 해결의 단초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의미가 퇴색하는 만큼 북한의 회담복귀 선언과 이에 따른 한미정상회담의 논의 내용이 남북관계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가 꼬여있는 상태에서는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데 미국의 영향을 상당 부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북한이 한미정상회담 이전에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미 정상간에 실질적 진전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한다면 남북 당국간 일정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6.15 공동행사에 참석하는 정 장관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방북,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날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남북장관급회담을 계기로 1년여간 막혔던 남북관계도 확실히 복원될 전망이다.

이렇게 된다면 우리 정부의 비료와 쌀 등 대북 인도적 지원도 급물살을 타면서 이산가족상봉행사와 남북장성급회담도 재개되는 등 한반도에는 다시 한번 화해무드가 조성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6.15 행사와 장관급회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발언에도 힘이 실리게 되고, 동시에 한국의 역할론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한미정상회담 이전에 6자회담 복귀 선언을 하지 않고 대미 비난 공세를 늦추지 않는다면 한미 정상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강하게 촉구하면서, 복귀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대북 경고와 함께, 향후 대북 압박 기조를 확인하는 모양새를 취할 것으로 보여 한반도의 긴장은 다시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6월에 연이어 진행될 각급 채널의 남북대화 역시 반쪽짜리 대화로 전락하면서 남북관계의 정상화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미정상회담 이전에 북한이 회담 복귀를 선언하느냐 여부와 이에 따른 한미정상간 논의 내용이 남북관계 정상화를 가늠할 중요한 기준이 된다는 점에서 한미정상회담 전인 향후 18일간이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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