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北 어떤 반응 보일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북한은 어떤 평가를 내놓을까.

작년 6월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미.북 간 ‘보다 정상적인 관계’가 가능할 것”임을 확인하고 노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으로 하여금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Mr.김정일’로 호칭하도록 유도한 뒤 정동영(鄭東泳) 당시 통일부 장관의 6.17 면담을 통해 북한을 6자회담의 장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다.

당시의 한미 정상회담이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으로 경색된 국면을 일거에 해소하면서 9.19공동성명으로까지 이어진 것은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민감할 수 밖에 없음을 반증한다.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당장 성급한 결론을 내리기 보다는 당분간 외교적 흐름을 관망하면서 손익 계산을 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일단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번 회담에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북핵 6자회담의 재개 및 진전을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이라는 보따리가 궁금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은 정상회담 사전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의 주 의제가 “6자회담을 재개하고 북핵문제 논의를 재개해서 9.19공동성명을 효과적이고 합리적으로 이행시켜 나가기 위한 ’공동의 조치’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한미간의 논의가 진전됐고 앞으로 6자회담에 참가하는 중국과 일본, 러시아까지 이 방안에 동참할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방안이라면 북한이 매력을 가질만한 인센티브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북한은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 등과의 외교적 채널을 통해 ’포괄적 접근’에 대한 정확한 파악과 함께 추후 행동방향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최근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설을 실행해 옮김으로써 미사일 발사와 유엔의 대북결의안 채택 이후 소원해진 대 중국관계를 정상화하고 중국의 측면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사일 발사 이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 등 남북 간 경제협력사업 중단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한국 정부의 대북화해협력정책에 대한 이해를 재확인한 것에 대해서도 평가할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미사일 발사 이후 한반도의 긴장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노 대통령의 노력을 북한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원하는 금융제재 해제 등의 결과는 아니지만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은 북한도 평가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은 북한이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대목이 있는 반면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1695호)의 이행약속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진 부분 등은 북한의 불만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 외무성은 결의안 채택 다음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 공화국(북)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강력히 규탄하고 전면 배격하며 이에 추호도 구애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해 자위적 전쟁 억제력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북한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방안이 본격적으로 표출되지는 않았지만 한미간의 재확인이 이뤄졌다는 점에 대해서는 불만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북한이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금융제재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이 평화적이고 외교적인 해결 등 과거의 외교적 수사를 마냥 반복했다는 점에서 회담에 대해 평가절하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대북 전문가는 “한미 정상회담은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시작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며 “북한도 회담 결과를 나름대로 평가하고 향후 입장을 정리할 것이고 6자회담 참가국들의 외교적 노력도 이제부터 가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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