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후 ‘중국변수’ 급부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한미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역할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북한의 2차 핵실험 후 통과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결의 1874호를 이행하기 위해서든,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 구상을 추진하기 위해서든 중국의 적극적인 참여 여부가 성패의 최대 변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18일 “중국이 빠지면 안보리 결의 이행이나 비핵화 협상이나 되는 게 없다”며 “북한과 거래가 가장 많고 규모가 큰 중국의 (대북)영향력이 가장 크다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협조 없이는 북핵 사태 해결을 위한 대화나 제재, 모두 녹록지 않다는 얘기다.

5자회담의 경우, 한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개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지만 중국은 현재도 여전히 6자회담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한.미 정상이 16일 5자회담의 필요성에 뜻을 같이한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7일 모스크바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한 뒤 한반도 긴장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북한이 이른 시일 내에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중국이 이처럼 북한의 불참 선언으로 당장 재개될 가능성이 거의 없어보이는 6자회담에 집착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거론된다.

우선 2003년 시작된 6자회담의 의장국으로서 뚜렷한 결과도 보지 못한 채 6자회담을 선뜻 뒷전에 두는 데에 자존심을 상해할 수 있으며 5자회담 자체가 북한에 대한 제재논의를 위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을 부담으로 느낄 수도 있다.

더 나아가 궁극적으로 만약 북한 정권에 급격한 변화라도 생긴다면 당장 한반도에서 미국의 역할이 강화되고 탈북자가 대거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 이를 견제하려는 심리가 작동하고 있을 수도 있다.

유엔 대북 제재안의 실효적 이행을 위해서도 중국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북한과 가장 교역량이 많은 중국의 동참이 없을 경우 이 제재안은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한 핵실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중국은 무기금수와 화물검색, 금융제재를 골자로 한 안보리 결의에 동의하긴 했지만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중국은 앞서 유엔 안보리 1718호에도 동의를 했지만 사치품의 대북 수출 조항 등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대북 제재는 유명무실해진 전례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블레어하우스에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 한반도 전문가들과 만나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핵 포기 결심을 이끄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하도록 만드는 것이 긴요하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현실 인식에 바탕한 것으로 읽힌다.

한.미 정상이 `북핵 불용’의 원칙을 천명하며 ‘북한의 도발에 보상과 대화’라는 전례를 답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지만 결국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 특히 중국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조만간 고위급 뿐만 아니라 실무급까지 다양한 외교 채널을 가동, 중국 및 러시아 등과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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