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회동서 부각된 `조속한 진전방안`

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들의 15일 하노이 회동에서는 이른바 `조속한 진전(early progress) 방안’이 화두로 부각됐다.

우여곡절 끝에 1년여 만에 열리게 된 6자회담이 회담 한번 하고 성과없이 끝날 경우 `6자회담 무용론’이 제기될 것이 분명한 상황이다.

따라서 3국은 어떤 형태로든 6자회담을 통해 궁극적으로 북한의 핵폐기를 의미할 수 있는 내용성있는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한 지혜 찾기에 주력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핵폐기 조치에 상응하는 ‘인센티브’가 어떤 내용이 될 지가 관심사가 됐다.

◇조속한 진전 방안이란 =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4일 인천공항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우리는 차기회담에서 단순히 절차만 논의하게 되길 바라지 않는다”며 “9.19 공동성명 이행과 관련한 진전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한.미.일)는 다음 6자회담에서 조속한 진전을 볼 수 있을지에 대해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마디로 12월 초중반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6자회담에서 미국은 ‘의미있는 성과’를 원하며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하노이에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핵폐기 의지를 입증할 수 있는 조치를 이끌어내 협상을 본격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결국 `조속한 진전 방안’으로 연결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핵폐기와 관련해 북한에 요구할 조치는 무엇이 있을까.

최근 미국 내 동향을 감안할 때 북한 당국이 6자회담 재개를 즈음해 영변에 있는 5㎿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9.19 공동성명은 궁극적으로 핵동결이 아닌 핵폐기를 목표로 하지만 핵실험까지 강행한 북한의 협상의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원자로 가동중단이라는 상징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록 무산되긴 했지만 지난해 9.19 공동성명 채택 직후 미국은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를 북한에 보낼 계획을 세우면서 북한에 대해 `협상의지 확인을 위해’ 사전에 영변 원자로 가동중단을 요구했었다는 후문이다.

이와 함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허용 문제도 가능한 옵션의 하나로 알려지고 있다.

비록 북한은 IAEA가 당사국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안보리 결의 1718호에는 `IAEA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고 요구하는 사람과 문서 및 장비.시설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문구가 담겨 있다.

북한이 IAEA의 사찰을 받을 수 없다고 할 경우 국제법에 해당하는 안보리 결의 1718호를 근거로 북한에 사찰 수용을 요구할 수 있다는 논리인 것이다.

또 IAEA사찰과 직결되는 조치로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 및 핵시설 현황 등에 대한 신고를 요구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북한에 줄 인센티브는= 관련국들의 조율된 요구사항들이 북한에 전해질 경우 북측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지도 관심거리다.

북한이 `핵실험에 성공한 핵보유국’이라는 주장을 내세우며 9.19공동성명 이행 로드맵이 확정되기 전에는 사전 조치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할 경우 회담은 시작과 함께 심각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한마디로 `파국의 시작’으로 다시 돌입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북한이 ‘사전조치’를 받아들인다고 해도 문제는 간단치 않다. 핵보유국에 상응하는 보다 큰 인센티브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최근 한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면 핵폐기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확인되면 미국도 진지한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본다”면서 “북한이 회담에 복귀해서 핵폐기와 관련해 어떤 진전을 이루느냐에 따라 인센티브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한미일 3자회동에서도 북한의 인센티브 요구가 현실화할 경우 어떤 보상을 해줄 수 있는 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외교소식통은 “영변 원자로 가동중단에 상응하는 조치로 북한이 원하는 중유 제공이나 다른 물질적 보상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른바 조속한 진전방안은 북한이 사전조치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이에 대해 관련국들이 어떤 보따리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날 것이라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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