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외 선전매체가 13일부터 시작된 한미연합군의 연례 방어훈련 키리졸브(KR) 연습을 맹비난한 가운데, 통일부는 “한미가 군사연습을 하지 않으면 핵개발을 중단하겠다는 것은 역사적 검증을 볼 때 맞지 않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키 리졸브나 독수리 훈련을 하지 않으면 핵무기를 보유할 필요가 없다’는 북한의 주장과 관련, “그런 주장에 말려들 필요는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대변인은 “우리가 왜 키리졸브를 비롯한 여러 합동군사훈련을 하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의 공세적인 대남전략이 있고, 최근에는 북한의 핵 개발과 여러 미사일 도발에 따라서 더욱 더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훈련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이날 노농적위군 지휘성원 장위령을 인용해 “최신 핵 타격 수단들과 방대한 침략군 병력이 투입돼 감행되고 있는 ‘키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이 불시에 실전으로 넘어가지 않는다는 담보는 그 어디에도 없다”고 주장했다.
장위령은 “우리는 공화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침해하는 침략자들을 추호도 용서치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에게 감히 선불질해댄다면 즉시적이고 무자비한 핵불벼락으로 씨도 없이 죽탕쳐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다른 선전매체 ‘메아리’도 “해마다 우리의 문전에서 키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과 같은 북침 핵전쟁연습을 벌려(벌여)놓지 않았다면 우리가 굳이 허리띠를 조이면서까지 핵을 보유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핵무장 원인을 한미연합훈련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이 역대 최대 규모의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미국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한 것과 관련, 정 대변인은 “북한의 핵실험과 도발 가능성은 언제든 최고지도부의 명령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모든 대비태세를 완비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