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오찬’ 의혹…곽영욱→한명숙→정세균?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이 2006년 12월20일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만난 자리에 정세균 민주당 대표와 강동석 전 건설교통부 장관이 함께 있었던 것으로 21일 밝혀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곽 전 사장으로부터 이 같은 진술을 확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 전 총리 측과 민주당-검찰의 ‘공작정치’ 공방이 한창인 상황에서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양측의 ‘진실게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은 정 대표의 동석 사실에 곤혹스런 표정이다. 당내에선 예산안 처리 등 주요 현안을 앞두고 ‘선장’이 ‘불법자금’ 관련 불미스런(?) 사건에 연루됐다는 사실이 추동력 상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곽 전 사장이 당시 이들과 함께 한 전 총리와 오찬을 한 뒤 혼자 남아 5만 달러를 건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전 총리는 “양심을 걸고 단돈 1원도 받은 적이 없다”고 결백을 주장하며 검찰수사에 비협조적이다. 

둘만이 있었던 자리에서 돈이 오갔다는 점에서 양측의 주장은 ‘진실게임’의 양상이다. 따라서 당시 오찬 모임에 누가 참석했으며,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앞으로 법정에서 한 전 총리의 유무죄를 가릴 중요한 정황 증거가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정 대표와 강 전 장관의 동석사실은 이번 사건의 키포인트(key point)일 수 있다. 일단 정 대표와 강 전 장관은 동석한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곽 전 사장의 취업과 관련된 대화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 전 장관이 곽 전 사장의 전주고 2년 선배며, 정 대표가 당시 산업자원부 장관이었다는 점에서 ‘의혹’은 일파만파(一波萬波)로 확산되고 있다. 석탄공사와 한국남동발전은 모두 산자부 산하 공기업이다. 곽 전 사장은 2007년 1월 석탄공사 사장 면접에서 떨어졌지만, 2월 남동발전 사장에 임명됐다.


동석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 대표와 강 전 장관은 한 전 총리 ‘불법자금’ 수수 의혹의 중요 참고인이 돼 있는 상황이다. 강 전 장관은 이미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정 대표는 제1야당 대표라는 점에서 서면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본격 재판과정에서 증인으로 법정에 서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한 전 총리에 대한 체포영장엔 “한 전 총리가 총리공관 1층 식당에 곽 전 사장과 ‘지인들’을 초대해 오찬을 함께하면서 대한석탄공사 사장에 곽 전 사장을 추천하고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부를 총괄하는 총리와 공기업인 석탄공사 사장 후보를 제청하는 주무 부처인 산자부의 장관까지 함께한 자리여서, 참석자들의 면면만 보더라도 석탄공사 사장 공모 준비를 하던 곽 전 사장을 위한 ‘특별한 자리’였을 수 있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뇌물-청탁-대가’의 뇌물사건 구도는 갖춘 만큼 검찰은 금명간 한 전 총리를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따라서 향후 법원이 양측의 치열한 공방 속에서 진실의 실체를 밝혀낼 수 있을지, 어떤 판단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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