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억울할수록 소환에 응하라

해가 저물어가면서 거리에 찬바람이 불지만 정치권에 부는 찬바람에 비할 바는 아닌 것 같다. 검찰이 한나라당 현경병, 공성진 의원을 소환하고, 노무현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한명숙 씨도 소환하였다니 말이다. 대한통운 사장이 2007년 당시 한 총리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5만 달러를 주었다는 진술에 따라 피의자신분으로 소환했다고 한다. 검찰은 한 전 총리에게 12월 11일 오전 출석하라고 통보했지만 한 전 총리는 거부했고, 14일 오전을 시한으로 정한 재통보에도 응하지 않았다.


한 전 총리는 검찰이 혐의사실을 언론에 흘린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는 피의사실공표죄 해당하기 때문에 소환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사실, 한 전 총리에 대한 혐의가 언론에 보도된 것은 명백하게 잘못이다. 만약 검사나 수사관이 고의로 흘렸다면 한 전 총리측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할 것이다. 기자가 눈치껏 알아낸 것이라면 수사보안에 소홀히 하였다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수사결과 5만 달러를 받은 것이 사실이라면 기소하면서 밝힐 일이지 아직 주었다는 진술만 있는 상태에서 언론에 보도되도록 한 큰 잘못이고, 이에 대하여 한 전 총리가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한 전 총리가 이를 이유로 소환에 불응하는 것은 옳지 않다. 피의사실을 공표한 사람을 이미 고소하였으니 이는 다른 수사관에게 맡기고, 한 전 총리는 검찰에 출석해야 한다. “검찰이 법을 어겼으니 나도 법에 따른 소환에 응할 수 없다”는 피장파장의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 피의사실을 공표한 검찰 관계자가 있다면 나름대로 처벌받으면 되는 것이고, 그로 인하여 한 전 총리가 돈을 받았는지 여부가 영향 받을 일은 전혀 없다.


더욱이 한 푼도 받은 일이 없음에도 검찰이 소환하는 것은 야당탄압이므로 소환에 응할 수 없다는 주장은 일국의 총리를 지낸 분으로서는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돈을 받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 오히려 검찰에 출석하여 돈을 주었다는 사람과 대질도 불사하면서 혐의를 벗어야 함은 너무도 당연하다. 검찰은 피의자가 부정한 돈을 주었다고 진술하면 사실여부를 수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오히려 직무유기가 된다.


그런데 야권은 ‘한명숙 정치공작분쇄 공동대책위원회’라는 단체까지 만들어 야당탄압이라고 주장하면서 조직적으로 적법한 수사를 거부한다. 일국의 총리를 지낸 분이 그 위원장이다. 수사 중 자살한 노 전 대통령까지 거론한다. 참으로 어른스럽지 못하다. 특권의식 아니면 응석일 터인데, 응석일 리는 없으니 특권의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국민들은 먹고살기 바쁘다. 5만 달러를 받았든 안 받았든 대부분 별 관심 없다. 그러나 총리를 지낸 분들이 법을 무시하는 모습을 보자니 좀 짜증이 난다. 돈 한 푼 안 받았다면 켕길 것이 뭐 있는가. 들어가서 떳떳하게 혐의 없음을 밝히면 될 것을. 만약 혐의 없다고 밝혀진다면 검찰이 야당을 탄압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먼저 알아 줄 것이다.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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