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택씨 북송 `중국 해명 의혹많다’

국군포로 탈북자 한만택(72)씨 북송사건과 관련,“국군포로 여부가 확인안돼 한국 정부의 송환요구 전에 북송됐다”는 중국 당국의 해명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정부 설명과 한씨 친지의 주장을 빌면, 한씨는 지난해 12월26일 두만강을 건너 한국에서 건너온 조카와 상봉하기 위해 옌지의 한 호텔 머물렀다가 다음날인 27일 오전 급습한 중국 공안에게 체포됐다. 이런 사실은 29일 국방부에 신고됐고 30일 외교통상부가 주중 한국대사관을 통해 중국 외교부에 통보했다.

사건 발생 4일만에 중국 당국에 정식 통보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중국 당국의 해명대로라면 한씨는 체포후 곧바로 일반 탈북자로 분류돼지난해 12월30일 이전에 북송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통상 중국에서 탈북자가 불법체류 등의 범법행위로 체포될 경우 빠르면 수주에서 늦어지면 수개월의 행정절차를 거쳐 북송되는 게 관례인데도 한씨의 경우 체포후 4일만에 초고속으로 북송절차를 밟았다는 점이 우선 거론될 수 있다.

특히 납북자가족모임 등 국내 탈북자 단체들은 탈북자가 체포된 지 사흘만에 북송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한씨의 북송 사실 자체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외교부와 공안부간 연락에 차질이 있었다”는 중국 당국의 해명도 석연치 않기는 마찬가지.

지난 12일 한나라당 국회의원단의 베이징 기자회견 봉쇄사건에서 보여진 것처럼 중국 외교부와 공안부간에는 ‘찰떡 공조’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중국 공안은 베이징 창청(長城)호텔에서의 기자회견을 물리력을 동원해 저지했고 그 다음날인 13일 중국 외교부는 대변인을 통해 “적법하게 이뤄진 것”이라며 공안의 행위를 변호했다.

따라서 외교부와 공안부간에 업무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한씨가 북송됐다는 해명은 이른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 카드로 일종의 핑계로 보인다는 게 정부 안팎의 반응이다.

이와 함께 늦어도 지난해 12월30일 한씨를 북송한 중국 당국이 그 사실을 지난 26일에야 외교부에 정식으로 통보했다는 것도 신뢰하기 어렵다.

체포후 북송절차는 4일만에 한 반면 북송통보는 적어도 26일이나 지난 뒤 이뤄졌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는 얘기다.

결국 이를 뒤집어 보면 우리 정부는 한씨의 북송사실을 한달 가까이 모른 채 강제북송을 용납할 수 없다며 ‘헛발질’만 한 꼴이 됐다.

정부 관계자는 “외교부와 공안부 간의 공조가 제대로 안돼 이런 일이 있어난 것같다는 중국 당국의 설명을 믿을 수 밖에 없지만 중국의 속내를 파악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한씨 사건 처리를 통해 무언의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간 국군포로 탈북자에 대해서는 전원 한국행을 허용해온 관행이 변화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거나 또는 한나라당 국회의원단의 기자회견 강행 등에 대한 일종의 보복조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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