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지도부가 참석한 우파 계열의 시민단체 연석회의에서 한나라당이 제1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봇물터지듯 터져 나왔다.
17일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대선 승리를 위한 ‘범우파 연합’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후 처음으로 외부 단체들과 만나는 자리여서 관심을 모았다.
시민단체 대표들은 북한의 무더기 미사일 발사에 이은 정부의 전시작전권 단독행사 추진 결과 국민의 안전이 실종되고 국가정체성이 위급한 상태에 처했는데도 한나라당이 제1야당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뉴라이트전국연합 유석춘 공동대표는 “한나라당이 가치 지향하는 정당이라고 주장하지만 정부와 여당과 구분된 가치를 제시해야 한다”면서 “특히 한나라당의 경쟁상대는 열린우리당뿐 아니라 북한 조선노동당이라는 스탠스를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박효종 공동대표는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면서 “정체성 확립을 위한 소재를 선택하고, 국민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아젠다를 설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자유지식인선언’ 최광 공동대표는 “현 한나라당의 모습은 망한 부잣집을 일으켜 세우려고 노력하지 않고 이곳저곳 다니며 몸 파는 모습과 같다”면서 “한나라당은 돈을 투자해 인재를 길러내지 못하고, 여의도연구소에 막대한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변변한 컨텐츠가 나오지 않는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시민단체 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현 정권을 좌파정권으로 간주하고 다음 대선에서 정권 교체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범보수 연합 구축 ▲정체성 확립 ▲정책지향 정당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정책으로 만들 것”이라 면서 “모든 분들의 고견을 존중하고 한나라당은 능동적으로 자기혁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강재섭 대표는 인사말에서 “뉴라이트운동이 수구좌파들의 무책임한 정치공세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며 사회의 균형을 잡는 데 큰 기여를 했다”며 “한나라당은 뼈를 깎는 자기혁신과 변화를 통해 시대적 소명인 정권교체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전재희 정책위의장, 황우여 사무총장 등 10여명의 의원과 ‘바른사회시민회의’ 박효종 공동대표 , ‘뉴라이트전국연합’ 김진홍 상임의장,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이석연 공동대표 등 10개의 시민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김용훈 기자 kyh@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