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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후보로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이 급부상하면서 한나라당이 발등에 불 떨어진 모습이다.
지금까지 거론됐던 기존 후보들과 참신성에 있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정 전 총장이 돌풍을 일으킬 경우, 대세로 굳어지는 듯한 대선 판세를 출렁이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한국사회연구소가 28일 국회,언론사,시민단체,학계 등 정치 분야 전문가 100인(각 25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범여권 후보 여론조사 결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25%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그 동안 범여권 단일후보 구성을 전제할 때 가장 유력시 됐던 고건 전 서울시장이 2위로 밀려나면서 관심의 초점이 정 전 총장으로 쏠려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열린우리당에서도 정 전 총장의 영입 시기를 두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도 28일 긴급회동을 통해 ‘평화개혁세력과 미래세력의 대결집’을 통한 ‘국민 신당’ 창당을 공식 합의하고 나섰다. 여기서 ‘미래세력’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박종순 변호사, 강금실 전 장관 등이다.
한나라당은 정 전 총장 카드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29일 나경원 대변인은 “까마귀 노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말라는 시구가 떠오른다”며 “정체성도 맞지 않고 어울리지도 않는 열린당에는 가지 않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대변인은 열린당을 향해서도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나 대변인은 “‘파산정당’,‘민생파탄 정당’인 열린당은 정 전 총장이 마치 ‘메시아’인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다”면서 “자유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정 전 총장이 얼치기 좌파에게 몸을 위탁한다고 해서 국민들은 열린당의 본질에 대해서 눈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지난 27일 한나라당은 ‘충청인이 나라의 중심’이라는 정운찬 전 총장의 전날 ‘재경공주향우회’ 발언을 문제 삼아 정 전 총장을 호되게 몰아세웠다.
박영규 부대변인은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 난다고 하더니 정치에 공식 입문도 하기 전에 지역주의부터 배우는 것은 국민들을 크게 실망시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직까지 정 전 총장은 정확한 정치적 행보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27일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아직까지 정 전 총장의 지지도는 5% 미만으로 기존의 거론된 후보군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열린당과 기존 여권 후보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반(反)한나라당 여론이 불게 될 경우 정 전 총장의 행보는 2007년 대선에서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