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의 개혁·개방 지원과 북한 주민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한다’는 강령 내용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비대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이 결정하고, 다만 ‘북한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은 삭제하는 대신 ‘유연하고 적극적인 대북정책’을 명문화했다.
비대위가 밝힌 당 정강·정책 통일(8조) 조항에는 “북한 핵문제 등 한반도 평화위협에는 단호히 대처하고, 북한의 인권개선과 동포애적 차원의 인도적 지원을 지속해 나간다”면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개방을 촉진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당초 비대위는 강령 18조의 내용이 지나치게 북한 체제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어 일부 내용을 수정하거나 삭제할 예정이었지만, 이렇게 될 경우 당내에서 정체성 논란이 다시 불거질 것을 우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성호 중앙대 교수는 앞서 북한의 개혁개방과 인권 증진과 관련한 강령 내용을 삭제키로 해 논란을 빚은 것과 관련,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만약 한나라당이 이 내용을 삭제한다면 보수·우파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결국 대화와 협력을 추진하자는 것으로 진보좌파와 다르지 않은 정당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