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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의 31일 KBS 기자회견과 관련, 한나라당은 “철이 없다” “‘혹시나’ 하고 지켜봤던 방송이 ‘역시나’로 끝났다”면서 실망감을 표시했다.
이날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작권에 대한 노 대통령의 회견에 대해 즉각 반발, 영수회담을 제안했고 KBS에 당 대표의 특별회견을 요청했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당직자 회의에서 전날 노무현 대통령의 KBS 기자회견을 두고 “정권교체가 필요하구나 하는 느낌을 국민들도 받았을 것”이라며 “무엇을 사과했는지, 왜 사과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의 ‘전작권을 한나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대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다”며 “야당 주장에 조금이라도 귀 기울이겠다면 영수회담에 나서라”고 지난 강재섭 대표의 영수회담 제의에 이어 거듭 촉구했다.
황우여 사무총장은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이가 없다”며 “군사전문가와 대다수 국민이 국민부담과 전쟁억지력, 한미 동맹 문제에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의 충정을 몰라도 이렇게 모르는구나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고 말했다.
황 사무총장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슨 얘기를 할 것인지, 어떤 결론을 내릴 것인지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KBS에 대해서도 한나라당 대표의 특별회견을 요청했다.
김학송 의원은 “작심한 듯 한나라당 비난으로 일관한 것은 결국 내년 대선을 겨냥한 한나라당 죽이기이며 공영방송을 이용한 야당 탄압”이라며 “야당 대표에게도 공정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공세 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대통령이 사과를 해도 사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야당의 태도는 옹졸한 모습”이라며 “사과는 받아들이고 정책의 방향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야당의 바람직한 모습”이라며 야당의 공세에 맞섰다.
한편 오늘부터 국회는 100일 정기국회 대장정에 나선다. 열린당은 ‘민생 제일’ 국회를, 한나라당은 ‘국정 실패’를 중점적으로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열린당 김근태 의장은 1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정기국회 100일 동안 정쟁으로 또 날을 지새워서는 안 된다”며 “이번 정기국회는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전향적으로 해결하는 민생국회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은 이어 “(한나라당은) 더 이상 엉뚱한 논쟁으로 국론을 분열시키지 말고 민생 안정으로 실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라며 “근거 없는 색깔 공세로 민심에 불을 질러서는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앞으로 100일을 어떻게 보내고 무엇을 해 나가는가에 따라 우리 당의 미래가 결정된다”며 “사실상 우리에게 허락된 마지막 국회인 만큼 민생제일주의 국회와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효자손’ 국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해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정기국회 기간 노 정권의 3년 반 실정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집권해도 좋겠다는 믿음과 신뢰를 주는 국회로 만들겠다”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정재성 기자 jjs@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