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새대표에 박희태…“경제살리기에 온몸 던질 것”

한나라당은 10년만의 정권교체후 처음 열린 전당대회를 통해 박희태 후보를 새 대표로 선출했다.

한나라당은 3일 오후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제 3차 전당대회를 열고 박희태 후보를 대표로 선출했다. 또한 정몽준, 허태열, 공성진, 박순자 의원은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박희태 후보는 대의원 투표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한 결과 총 6천129표를 차지해 5천287표에 그친 정몽준 후보를 누르고 대표에 선출됐다.

허태열 후보는 3천284표로 3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공성진 후보가 2천589표를 득표했다. 다음으로는 김성조 후보가 2천454표, 박순자 후보가 891표를 차지했다. 그러나 최고위원 1인 중 한 명을 여성 몫으로 배분한 당규에 따라 박 후보가 최고위원 자리에 올랐다.

이날 결과는 전당대회 현장에서 오후 3시 50분부터 시작된 대의원 투표가 70%,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가 30% 반영된 것이다.

박희태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정몽준 후보에 비해 30.1% 대 46.8% 차로 밀렸으나, 현장 투표에서 정 후보와 2천 표라는 큰 차이를 내며 정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정 후보가 입당 6개월 만에 당심을 확보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당내 다수인 친이(親李)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박희태 후보의 당선으로 당에 대한 청와대의 장악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친박(親朴)계인 허태열 후보가 3위로 최고위원에 당선되긴 했으나, 향후 친이-친박계의 갈등은 더욱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태 대표 당선자는 당선 수락 연설을 통해 “당 대표로서 당 내 화합을 이루고 국민에게는 신뢰를 쌓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것이 혼란과 위기의 원인”이라며 “더 낮은 자세와 겸손한 마음으로 국민에게 다가가서 우리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또한 “대선과 총선 때 약속드린 경제 살리기에 온 몸을 던지겠다”며 “눈물 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 한나라당을 믿고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고위원에 선출된 정몽준 후보는 “이제 대결은 끝났다. (앞으로는) 사적인 기준으로 다투고 분열하지 말아야 한다. 계파의 갈등, 지역의 반목도 이제 지난 과거의 시간 속으로 떠나 보내야 할 것”이라며 “신임 박희태 대표를 중심으로 하나의 한나라당이 되어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 집권여당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새로 뽑힌 최고위원 5명은 당연직(원내대표, 정책위의장), 임명직 최고위원들과 함께 당 최고의결기구인 최고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 이날 선출된 한나라당의 새 지도부는 앞으로 2년간 청와대 및 정부와 호흡을 맞춰 국정을 이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