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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대표 경선 이후 내분과 수습을 반복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차기 대선후보 경선방식과 관련,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을 둘러싸고 다시 내홍에 휩싸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도입하기로 한 대선 경선방식인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도 미묘한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어 내홍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오전 강재섭 대표는 당 중앙위 조찬 강연에서 “지금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여당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부정적 시각을 보였다.
강 대표는 “300만 명이 참여하면 비용문제도 있고, 또 아무나 와서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강 대표는 “대선 후보들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데 주변에서 ‘왜 상임고문을 위촉하지 않느냐’ ‘경선 시기를 미룰 수 없느냐’ ‘오픈 프라이머리는 어떠냐’는 말을 만들고 있다”며 “무책임하게 얘기해 당이 어지러워지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표의 발언에 당내 소장파가 먼저 반기를 들었다.
당내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수요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집권을 위해서는 당심과 민심의 격차를 줄이고 기득권을 포기하는 한편, 외연 확대에 힘써야 한다”며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 도입에 개방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오픈 프라이머리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주장하는 것도 옳지 않지만, 절대로 할 수 없다고 하는 것도 옳지 않은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당내에서는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문제가 열린당 정계개편 논의와도 맞물려 있어 자칫 여당이 주도하는 정계개편에 당내 일부 세력이 휘말릴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한 의원은 “자칫 대선후보 경선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대선후보 줄세우기’와 ‘의원 편가르기’ 등으로 비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 부설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지난 21일 오픈 프라이머리와 관련해 비공개 간담회를 가진데 이어 대선후보 줄세우기 반대를 선언하는 당내 모임도 결성되는 등 대선 조기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