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남북정상회담 차기정부 넘겨라”

이달 28일로 예정됐던 남북정상회담이 대선을 두달여 앞둔 10월로 연기되자 한나라당은 “정상회담을 차기 정부로 연기하라”고 공식 제안했다.

한나라당 남북정상회담 대책 태스크포스(TF)는 20일 오전 긴급회의를 소집해 정상회담 연기 문제에 대해 집중 논의하고, 이 같은 내용의 정책 성명을 발표했다.

TF팀장을 맡고 있는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북한 지역의 수재가 크고 복구가 당면한 큰 문제라고 할 것 같으면, 차제에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 의제에 대해 재검토를 해야 한다”며 “남북 정상회담은 차기 정권에 넘기는 것이 순리”라고 주장했다.

이날 강재섭 대표도 “정상회담을 미뤄 10월에 개최할 바에는 다음 정권에 넘기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다음 정권에 넘기거나 정 본인이 하고 싶으면 대선 이후 우리당의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협조해서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 역시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개최하는 남북정상회담은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라면서 “이왕 정상회담이 늦어진 상황에서는 차기정부가 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책임질 수 없고 집행할 수 없는 현정부가 하는 것보다는 차기정부가 하는 것이 실효성 있는 정상회담이 될 것”이라며 남북간에 합의한 정상회담을 차기정부로 이월하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라며 수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을 연기한 이유가 큰 수해를 당하고 나서 가능하면 예정대로 진행하려 하다가 그 정도가 심각해 이 수해를 시급히 복구하고 손님을 맞이하겠다는 뜻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에 대해서 억측을 하는 경우들이 있는 것 같다.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날 대선후보 경선을 치른 한나라당은 대선후보를 최종 확정한 뒤 이번 정상회담을 노무현 대통령과 범여권의 정략의 산물이라며 비난 수위를 더 높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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