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선시기 李 6월, 朴 9월…합의 가능할까?

▲ 왼쪽부터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후보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가 경선후보 등록 조기화에 합의하면서 ‘경선 시기’가 최대쟁점으로 부상했다.

한나라당 경선준비위원회(위원장 김수한) 이사철 대변인은 22일 “당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어 대선 후보 등록일을 3월 말 또는 4월 초 정도로 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대선 주자들을 빨리 경선 후보로 등록시키기로 한 것은 궁여지책 성격이 짙다. 최근 한나라당 안팎에서 일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 ‘검증’ 논란이 당의 분열이란는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력가 커지면서 나온 긴급처방인 셈이다.

현행 선거법상 정당의 경선 후보로 등록하면 이후 다른 정당 또는 무소속으로 출마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전 시장, 박 전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조기등록이 이뤄진다면 일단 대선을 앞두고 당이 쪼개지는 것은 막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후보 검증’ 문제의 확대와 경선 시기와 방식 등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기 후보 등록 합의는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사철 대변인은 “만일 경선 시기를 9월로 늦추더라도 후보 등록은 이때에 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 캠프도 이같이 합의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시기에 대한 조정이 남은 만큼 변수를 배제하기 어렵다.

경선 시기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은 현행 규정대로 6월 중 실시하자는 입장인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9월 중 실시하자는 입장이다. 손 전 지사 측은 양측의 협의를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 전 시장 측은 압도적인 지지율로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빠른 시기에 결정, 대세를 굳히자는 입장이다.

이 전 시장 캠프 관계자는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경선준비위의 결정을 수용한다”면서도 “되도록이면 현행 규정대로 6월 22일 이전에 실시한다는 것이 캠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측은 여권의 후보가 결정되는 것을 지켜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속내는 충분한 ‘검증’기간을 통해 이 전 시장과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여지를 두자는 데 있다.

박 전 대표 캠프의 신동철 공보특보는 “경선 시기와 방식이 결정 없이 조기 등록만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시기와 방식’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조기 등록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신 특보는 또 “이 전 시장의 검증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경선 시기도 결정하지 않고 어떻게 등록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 전 시장의 도덕성 검증을 위해 이후에도 계속해 거론할 것이다”고 말했다. 등록 이전에 ‘후보 검증’을 위한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DJ 햇볕정책 계승론’을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해온 손 전 지사측의 선택도 주목된다. 손 전 지사 측은 “지금은 경선시기를 절충할 때”라면서 “방법 보다는 시기에 중점을 두고 오픈프라이머리 주장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양측의 입장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여권의 ‘러브콜’이 계속되고 있고 여권 내 대선주자 간 지지율에도 여전히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당 내 여론에는 전혀 변화가 없는 손 전 지사는 조기 등록 합의가 심한 압박이 될 전망이다.

손 전 지사는 ‘탈당’ 가능성을 일축해왔지만 경선후보 등록을 앞두고 ‘탈당’과 ‘잔류’를 선택해야 할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손 전지사가 한나라당 내에서 차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이변은 없다. 손 전 지사 캠프 측은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인데, 탈당하는 순간 바로 죽는 길을 왜 선택하겠느냐”고 했다. 손 전 지사의 의지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경선 방법과 관련해서도 이 전 시장 측은 당과 민이 5:5 구조로 국민 참여폭을 확대하자는 입장인 반면, 박 전 대표 측은 현행 방식(대의원, 책임당원, 일반국민, 여론조사 비율 각각 2:3:3:2 반영)을 선호하고 있다. 손 전 지사 측은 줄곧 주장했던 ‘오픈프라이머리’를 철회하고 투표인단 수를 늘리는 ‘절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각 후보진영간 경선시기와 방식에 차이가 상당한 만큼 결과는 조기 경선후보 등록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3월 10일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이고 이번 합의는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측의 절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기존 규정대로 경선대로 갈 가능성이 있다. 시기와 방법을 두고 빅딜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지율 만회를 노리고 있는 박 전 대표측 입장에서는 시기를 미루는 것이 사활적이다. 박 전 대표가 경선 시기 문제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지가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