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한 총리, 대북정책 `설전’

국회의 10일 통일.외교.안보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북한 핵실험 사태 이후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야당 의원과 한명숙(韓明淑) 총리간 현격한 시각차가 드러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야당은 포용정책의 한계가 드러났는데도 정부가 아마추어리즘에 급급한 대북정책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했다고 질타했지만, 한 총리는 비교적 침착했던 평소와 달리 “대안을 내놔라. 토론하고 싶다”며 공세적 자세를 취했다.

한나라당 전여옥(田麗玉) 의원은 “핵실험 이후 정부를 보면 무능력, 무지, 무책임 등 한마디로 ‘3무(無) 정권’임을 고백하고 있다. 한반도 평화를 코마상태(혼수상태)에 빠뜨렸다”며 참여정부를 ‘핵맹(核盲) 정부’라고 쏘아붙였다.

전 의원은 이어 “현재 대통령은 굳이 사퇴요구를 할 것도 없이 국민에게 심정적 탄핵사태라고 할 수 있다”며 “총리도 사죄담당 전문총리를 그만두고, 대통령도 ‘3무’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 진(朴 振) 의원도 “포용정책의 영어 표현인 ‘인게이지먼트(engagement)의 뜻은 ‘원칙있는 유화정책’이지만, 참여정부는 북한의 선군정치에 포용당하는 ‘원칙없는 포용정책’을 폈다”며 “대통령의 발언도 국내외에서 다른데 신뢰를 얻겠느냐”고 따졌다.

같은 당 정형근(鄭亨根) 의원은 “일각에서는 오는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내년 3월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발표한다는 말이 있다”며 핵실험 이후 활발한 행보를 보인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햇볕정책이 공격받자 지역을 인질로 삼아 정치문제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이에 “대통령이 말한 대상과 장소가 다른데도 단어 하나로 똑 떼서 얘기하니 취지가 왜곡전달되는 것 같다”면서 “한나라당 의원들이 제재하고 압박하라는 말을 많이 주시는데 평화번영정책을 포기하면 어떤 정책을 써야하는지 대안은 한 말씀도 안해주신다. 깊이 토론하고 싶은 부분”이라고 반격했다.

한 총리는 또 “현재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위는 평화를 위한 것으로 정치행위가 아니다. 본인 결정에 의한 것으로서 존중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 총리는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문제와 관련, “6.25 전쟁 때 북한도 작전지휘권을 중공에 일원화했는데, 김일성이 중공에 작통권을 내팽개친 거냐”며 몰아붙이자 “그럼 의원님은 작통권을 안 가지고 오는 것이 주권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한 총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햇볕정책을 역이용해야겠다면서 서해교전을 일으켰다는 얘기가 있다”, “통일선전부에서 대남사업을 ‘대남농사’라고 부르는 것을 아느냐”는 정형근 의원의 질문에 “모른다”고 답변했다가 “공부 좀 하셔야겠다”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 우리당은 제재일변도의 대북정책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을 비판하는데 초점을 맞춰 대정부 질문이라기보다는 한나라당 성토장을 연상시켰다.

우리당 김형주(金炯柱) 의원은 베트남전, 발칸내전 등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낸 참상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엄중한 시점에서 국지전 운운은 범죄행위다. 국회의원으로서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 없다”며 한나라당을 성토했다.

같은 당 지병문(池秉文) 의원은 “한나라당 지도부는 김용갑(金容甲) 의원의 ‘광주 해방구’ 발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데 이는 한나라당의 호남 끌어안기가 정략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최 성(崔 星) 의원도 “한나라당이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대북 강경정책은 ‘제2의 핵IMF’를 초래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임종석(任鍾晳) 의원은 질문을 앞두고 ‘확산방지구상(PSI)은 유엔 결의와 거꾸로 가는 것입니다’라는 책자를 발간했고, 김선미(金善美) 의원은 한나라당 일부 의원의 ‘전쟁불사론’, ‘국지전’ 등 발언을 패러디한 영화 포스터를 준비하기도 했다.

무소속 정몽준 의원은 “국민의 72%가 전시 작전통제권이 환수되면 안보가 불안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60%는 대북 포용정책이 김정일 독재체제 유지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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