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빅3′ 대북·안보정책 이념분화 뚜렷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 등 이른바 `빅3’가 경제에 이어 대북.안보 정책을 앞다퉈 공개하고 있다.

지난 6일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이른바 `MB 독트린’을 발표한 이 전 시장에 이어 손 전 지사 역시 8일 서대문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햇볕정책의 계승.발전을 기조로 한 전향적 대북.안보 정책을 발표했다.

박 전 대표 또한 당초 이날 국방.안보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었으나, 오는 11일부터 8박9일로 예정된 미국 방문에 맞춰 발표 일정을 조정키로 했다.

특히 경제.사회 정책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지 않던 이들 `빅3’가 대북.안보 정책에 있어서 만큼은 각자 성향에 따라 원칙.실용.진보 등으로 `좌-우’이념 스펙트럼에서 확연한 분화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손 전 지사의 햇볕정책 계승론은 보수적 당의 색채와 상반된 것이어서 향후 경선 국면에서 논란의 핵심으로 부상할 조짐이다.

◇박근혜 `선핵폐기..원칙주의’ = 박 전 대표의 대북.안보정책은 북핵 폐기가 선행되지 않을 경우 어떤 대북 지원도 중단해야 한다는 강고한 `원칙주의’로 대변된다.

박 전 대표는 특히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경우 `금지선’을 넘은 데 대해 추가적 압박을 가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이른바 `레드라인 전략’을 강조하며, 국제사회와 공조 속에 대북 제재를 유지하면서 이후 북핵의 완전한 폐기 이후 협상을 진행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 문제 해결 이후에는 누차 제안했던 바와 같이 북한 에너지.경제 개발을 위한 `북한판 마셜플랜’을 비롯해 동북아 개발은행 및 동북아안보협의체 설립 등의 `패키지 딜’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및 남북한 경제공동체를 설립하는 이른바 `남북공동 발전론’도 장기적 차원의 대북 정책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한 측근은 “핵 문제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대북 정책의 방향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면서 “북한 핵을 동결하는 선에서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면 전향적 제안이 가능한 것이고, 박 전 대표의 경우 북핵은 어떤 식으로든 용납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핵폐기 방안을 우선적으로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안보도 경제로..실용주의’ = 이 전 시장의 경우 대기업 CEO(최고경영자) 출신답게 대북.안보 정책도 경제마인드를 기본 바탕으로 한다.

이는 지난 6일 이 전 시장이 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발표한 ▲북핵 폐기시 10년내 1인당 소득 3천달러 달성 지원 ▲국익을 바탕으로 한 실리외교 실천 등을 기조로 한 이른바 ‘엠비(MB) 독트린’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그는 완전한 핵폐기와 자발적 개방을 전제로 대북 지원을 할 수 있다면서도 “쌀과 비료의 지원으로 일시적인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근원적인 처방이 될 수 없다”면서 ‘물고기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경제마인드를 강조했다.

대미정책에 있어서도 동맹강화를 주장하는 한편 실리를 빼먹지 않았다. 그가 지난 7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핵이 위협이기 때문에 북한이 독재를 하든 말든 상관 안하지만 우리는 다르다”며 차별성을 강조한 것도 이런 차원이다.

아울러 아시아 외교 확대와 12대 경제국에 걸맞은 국제적 기여, 경제 최선진국 진입을 위한 에너지외교 극대화, 상호교류를 바탕으로 한 문화코리아 등도 외교 그 자체 뿐만 아니라 경제살리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손학규 `햇볕정책 계승..가장 전향적’ =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주창한 햇볕정책의 계승.발전을 선언한 손 전 지사의 대북.안보 정책은 `빅3′ 가운데 가장 전향적이다.

그는 이날 서대문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나라당도 햇볕정책에 알레르기 반응만 보일 게 아니라 계승할 것은 계승.발전시켜 수권정당다운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공개 선언했다.

그는 특히 `북핵 폐기가 없이는 어떠한 대북 지원도 있을 수 없다’는 박 전 대표의 원칙주의 뿐 아니라 핵 폐기에 더해 `자발적 개방’을 해야만 북한을 지원할 수 있다는 이 전 시장의 `MB독트린’에 대해서도 “수동적이고 기계적인 상호주의”라고 비판하며, “북한의 개혁과 개방을 우리가 능동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북한 경제재건 10개년 프로그램인 `광개토 통일전략’ 가동 ▲북핵 포기 초기 조치에 합의시 과감하고 포괄적인 대북지원 재개 ▲남북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미.중 2+2’회담 등 대화 노력 등을 제안했다.

최근 범여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 손 전 지사의 이같은 제안에 대해 박.이 두 주자 진영은 “한나라당을 향한 메시지가 아니라 범여권을 향한 메시지 같다”며 일축하는 분위기지만, 그의 발언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나라당 내부의 정체성 논란과 맞물릴 경우 상당한 파장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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