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D 틀고 즐기던 청년동맹원들 체포…제공자는 극단적 선택

북한 함경북도 국경 지역의 한 마을.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북도 경성군에서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원에게 남조선 CD를 제공한 한 청년이 보위부에 체포되기 직전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경성군 읍에 있는 청년동맹원들이 집단적으로 남조선 알판(CD)를 틀어놓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다가 8월 중순에 체포됐는데, 그 알판을 제공한 청년은 체포되지 않았음에도 후탈이 두려워 8월 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피해복구전투요 청년절이요 여러 가지로 들볶이면서 놀러 갈 시간도, 마음껏 놀아본 적도 없는 청년동맹원들은 곧 있을 가을 추수전투 전에 한번 놀아보자면서 한날한시에 모여 한국 CD를 틀어놓고 즐기다가 인민반장의 신고로 보위부에 붙잡혔다.

CD의 원주인인 청년은 이런 사태가 벌어질 줄은 전혀 예상치 않고 “오늘 좀 즐기겠다”는 청년동맹원 친구의 말에 몰래 가지고 있던 CD를 제공했을 뿐, 당일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다른 청년들이 보위부에 잡혀갔다는 소식을 듣고 며칠 동안을 전전긍긍하며 고민하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앞서 보위부는 문제의 CD를 누가 가져왔는지를 캐려 했으나 붙잡힌 청년동맹원 모두 누가 가져왔는지 모른다고 잡아떼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그래서 청년동맹원들을 고문하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일주일 뒤 여러 명의 진술로 당시 CD를 들고 온 청년이 특정됐다.

보위부는 해당 청년에게 CD의 출처를 밝히라면서 집중적으로 혹독한 고문을 가했으나, 이 청년은 CD를 제공한 친구가 곤경에 처할 것을 알고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보위부의 계속되는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CD의 주인을 실토했다.

CD의 주인인 청년은 이렇게 돌아가는 사정을 알고 잠시 몸을 피하고 있었는데 그러다 결국 후환이 두려워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특히 이 청년은 ‘친구야, 네가 나를 불었다고 해도 이해한다. 오죽 견디기 힘들었으면 불었겠느냐. 나는 백번 이해하니 잘 있으라’는 말을 유서로 남기기도 했다는 전언이다.

이후 보위부 구류장에서 친구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청년은 자신을 취조하던 보위원 3명을 향해 “출처를 불면 그 동무도 용서해준다고 해서 불었는데 나 때문에 친한 동무가 죽었다” “보위원들은 남조선 메모리(USB), 알판들을 우리보다 더 노골적으로 많이 보면서 우리를 취조할 자격이 되느냐”며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 청년은 빌어도 안 될 판에 오히려 보위부를 모독하고 달려든 죄까지 합해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갈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며 “다만 이 일을 전해 들은 주민들은 잡혀간 청년들의 입장에서 ‘보위원들이나 간부들은 노골적으로 남조선 알판을 보면서 청년들의 행동은 크게 문제 삼아 잡아들인다’며 비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