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P S I 정식 참여’ 움직임 빨라지나?

이상희 국방장관이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참여 검토 입장을 밝혀 향후 한국정부가 PSI 정식참여가 이뤄질지 관심이 주목된다.

이 국방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핵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군사적으로 참여 여부를 재검토해야할 시점”이라며 PSI 정식 참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해 10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국정감사에서 PSI 참여를 묻는 질문에 “외교부 차원에서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오바마 행정부도 핵무기 물질의 안전을 확보하고 핵물질의 밀거래를 종식시키겠다면서 핵확산방지조약(NPT) 강화와 대량살상무기(WMD)의 이동을 차단하기 위한 PSI를 제도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한국정부의 정식 참여를 요구해 올 것으로 예상된다.

PSI는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를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이나 항공기를 직접 나포·수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03년 3월 부시 전 대통령이 PSI의 필요성을 발표, 그해 9월 프랑스에서 미국을 포함 영국, 호주, 프랑스, 독일, 일본 등 11개국이 공동으로 발의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다.

PSI 결성 전인 2002년 12월 미국의 요청에 의해 스페인 해군이 출동해 스커드 미사일 15기를 적재하고 예멘으로 향하던 북한선적 ‘서산호’를 공해상에서 검색했지만, 공해상의 정선, 검색행위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일부 국가의 항의 때문에 별 성과를 보지 못했다. PSI 결성 배경이 된 주요한 사건이기도 했다.

2005년 PSI 지지국 입장으로 ‘옵저버’로 참여를 시작한 우리 정부는 ▲한·미군사훈련시 대량살상무기 차단훈련 ▲PSI활동 전반에 대한 브리핑 청취 ▲PSI차단훈련 브리핑 청취 ▲역내차단훈련시 참관단 파견 ▲역외차단훈련 참관단 파견 등 PSI 8개 항목 중 5가지 항목에 국한해 참여해 왔다.

PSI 정식 참여는 나머지 3개 항목인 ▲PSI훈련 정식 참여 ▲역내차단훈련시 물적지원 ▲역외차단훈련시 물적지원에도 참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노무현 정부는 PSI의 한국 정부가 정식 참여할 경우 서해와 동해상에 오가는 북한 선박에 대한 해상 검색과 봉쇄조치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과 실제 군사력 동원과 교전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어 옵저버 참여를 유지해왔다.

또한 남북간 체결하고 있는 ‘남북해운합의서’만으로도 충분히 PSI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2005년 8월에 채택된 남북해운합의서는 남북한이 항구를 개방하고 남한은 제주해협을 북한 상선에 개방하는 문제 등을 규정하고 있고, 상대방의 영해에서 군사활동, 잠수항해, 정보수집, 무기수송, 어로 등을 금지하고 있다. 또, 이를 어겼을 시 정선 및 검색을 하고 영해 밖으로 쫓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PSI의 참여는 참가국간의 정보교환이 가능해 남북해운협의서와 비교해 정보 확보 수준이 크게 높어진다는 점과 정선, 검색, 압류까지 가능하다. 그리고 영해뿐만 아니라 영공, 공항, 항만 등 모든 영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2006년 해양경찰청이 우리 영해를 지나는 북한 선박에 대해 22번이나 호출 신호를 보냈지만, 단 한 차례도 응답을 받지 못하는 등 북한 선박에 대한 호출 및 검색은 전혀 이뤄지지 못해 남북해운협의서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한국국방연구원 백승주 안보전략연구센터장은 “PSI는 북한을 목표로 만든 국제적인 활동이 아니다”며 “PSI는 국제범죄, 해상범죄에 대해 국제사회의 공조하는 것으로 우리나라가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백 센터장은 “PSI는 북한을 타깃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이 예민한 반응을 보이더라도 중장기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유호열 고려대 교수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를 제한억제하기 위해 구축된 PSI에 정식 가입하여 북한의 무모하고 일방적인 군사적 모험주의를 사전에 억제하고 유사시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교수는 “대중국, 대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의 상황을 보다 전략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점도 이유로 꼽았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PSI의 목적과 원칙을 지지하나 우리의 판단에 따라 참여 범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거부해 왔지만,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한미동맹 차원에서 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2008년 초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시절, 외교통상부의 업무보고에서도 PSI 정식 참여문제가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남북해운협의서의 실효성 문제가 제기되고 북한의 핵확산 및 미사일 발사 등의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PSI 정식 활동에 대한 필요성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여 정치권의 첨예한 찬반논란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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