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일비용 최대 5조달러”

북한의 소득수준을 한국의 8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통일비용은 30년간 최소 2조 달러에서 최대 5조달러 가량 필요하기 때문에 바로 지금부터 소요재원에 대해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미국의 북한전문가가 주장했다.


피터 벡 미국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센터 연구원은 ‘한국 통일의 비용’이라는 제목의 4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에서 김정일 정권은 점차 흔들리고 있고 통일 관리가, 특히 비용과 관련해 더 큰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피터 벡 연구원은 통일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비용도 달라질 것이라며 시나리오를 3개로 요약해 제시했다.


급작스럽고 피를 보지 않은 독일 방식을 가장 가능한 시나리오로 꼽았지만, 베트남이나 예멘처럼 무력을 동반한 통일을 최악의 결과로, 그리고 공산정권 붕괴 후 혼란을 겪은 루마니아와 알바니아의 당시 권력 체제가 현재 북한과 유사하다며 통일의 중간방식으로 소개했다.


벡 연구원은 지난 90년대 대규모 기근 후 붕괴된 북한 경제를 현대화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는 만큼, 또한 양측의 경제 규모나 소득 격차가 큰 만큼 기본적으로 어느 방식이든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정치적으로 필요한 측면을 감안, 북한 주민들의 소득을 남한 주민들의 80% 수준으로 올리려면 30년간 2조~5조달러가 필요할 것이라며, 남한사람들만이 분담한다면 1인당 최소 4만달러 정도라고 벡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렇다면 한국 이외에 누구 통일 비용을 분담할 것인가.


벡 연구원은 일본이 가장 큰 자금원이 될 것이라면서도 과거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으로 일본이 북한에 지급을 준비 중인 100억달러는 단지 약간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다음으로는 세계은행과 같은 국제기구나 미국도 가능할 것이라며 이 경우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확보하는 데 좋은 투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벡 연구원은 통일 후 혼란에 따른 낭비 요인을 최소화하기 어떻게 지출하고, 자금을 어디에서 확보할 것인가를 검토하기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국적 기업들이 달려들 수 있겠지만 결국 막대한 부담은 한국에 돌아갈 것이며 사려 깊은 재정관리, 차입, 증세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아메리칸대학 교수이기도 한 벡 연구원은 “한국의 통일은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것 같지는 않지만 갑자기 일어날 수 있고 수조 달러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이를 준비해야 할 때는 지금”이라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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