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쟁 발발 69년이 되는 25일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가 진행됐다. 2011년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 이후 8년 만에 열린 행사로, 전국교구에서 2만 여 명의 신자들이 모였다.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대주교)은 이날 강론에서 “서로에게 총칼을 겨눈 아픔의 역사를 반성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되짚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대화가 불발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거듭하여 대화의 길을 모색하면서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평화를 위한 기도와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헌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은 대국민 호소를 발표했다. 먼저 “최근 한반도 교류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한반도에 긴장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남과 북의 관계자들에게 조속한 시일 내의 대화 재개 및 민간 교류와 인도적 지원 허용을 당부했다.
우리 국민들에게는 편을 갈라 서로를 헐뜯는 갈등과 대립을 멈추고 남북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신자들에게 한국전쟁발발 69년을 맞는 우리가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과제는 용서와 화해이며 진정한 평화는 용서와 화해로 완성된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 참가한 서울대교구의 한 탈북민 신자는 “고향에도 우리의 간절함이 전해져 머지 않아 서로가 왕래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미사에 참여한 많은 사람들과 지금 이 순간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들이 합쳐져 꼭 좋은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에는 특별 제작된 대형 한반도기가 봉헌됐으며 하늘에는 조성주 서예가가 쓴 ‘평화’의 글발이 띄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