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찾은 ‘인민배우’ 리미남

“남과 북의 무용이 자주 만나 더 깊어지고 넓어진 제3의 무용을 창조했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에서 ’인민배우’로 칭송받고 있는 재일동포 무용가 리미남(64)씨가 한국을 찾았다.

제3회 서울국제무용콩쿠르(22-29일) 심사위원 자격으로 내한한 것.

리미남씨는 1961년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조총련) 무용부장, 금강산가극단 부단장을 지낸 재일 무용계 최고 권위자로, 최승희의 숨결이 녹아 있는 독무로 주목을 받아온 인물.

1973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10차 세계청년학생축전에서 독무 금상을 수상한 이듬해 북한 정부로부터 공훈배우로 추대됐고, 1982년에는 인민배우 칭호를 받는 등 북한에서도 최고 예술가로 인정받고 있다.

평양 윤이상음악연구소 부소장인 남편 리철우씨 역시 공훈배우고, 윤이상의 제자이자 재일교포 출신 명지휘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김홍재가 남편의 조카일 만큼 소문난 예술 명문가이기도 하다.

지난해에 이어 콩쿠르 민족무용(Ethnic Dance) 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그는 이번에는 일본 나고야에 본거지를 둔 ’리미남 무용연구소’ 문하생 10명을 이끌고 남쪽을 다시 찾았다.

개막공연 참가, 콩쿠르 심사, 워크숍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리씨를 24일 신라호텔에서 만났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여전히 단아하고 고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그는 “한국을 다시 찾게 돼 기쁘다”면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라 서울이 처음처럼 낯설진 않다”고 미소지었다.

리씨는 특히 22일 개막공연에서 자신의 문하생들이 선보인 ’무녀춤’과 ’물동이춤’이 크게 호평 받은 것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이 보여준 역동성과 무용에 대한 진정성에 이번 콩쿠르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웨인 이글링 영국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을 포함한 관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고.

리미남씨는 남북 무용 교류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 무용은 부채춤과 살풀이춤, 승무 등이 전부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알고 보니 한국은 전통무용 뿐 아니라 현대무용, 발레 등 여러 장르의 춤을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가고 있더군요.”

리씨는 “남북의 무용이 자주 만나야 서로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다”면서 “활달하고 빠른 북한 춤의 미덕에 호흡이 긴 한국 무용의 장점을 잘 섞는다면 우리 춤의 맛과 멋이 더 깊어지리라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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