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집회ㆍ시위 등 표현의 자유 제약”

국제앰네스티(AI.국제사면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집회, 시위 등 표현의 자유를 광범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내용 등을 담은 연례보고서를 28일 발표했다.

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이날 보고서 발표회에서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대해 경찰이 사법처리 움직임을 보인 것과 관련해 “경찰 대응에 인권 침해의 요소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앰네스티는 전세계 160개 국가에 80개 지부를 둔 세계 최대 규모의 인권단체로 이번 보고서에는 전세계 150개국의 인권 현황이 담겨 있다.

세계인권선언 60주년을 기념해 발표된 이번 보고서는 미래의 인권상황 개선에 가장 큰 위협으로 공통의 비전과 총체적 리더십의 부재를 지적했다.

◇ 한국 = 연례보고서는 “지난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타결 국면에서 검찰이 `불법으로, 허가를 받지 않고 시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인 오종렬, 정광훈씨를 구속한 것은 인권침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헌법 21조 2항은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 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헌법에 따르면 시위에 대한 허가가 필요하지 않은데도 정부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지부는 “교육부가 미국산 쇠고기 반대 집회에서 청소년 참여를 제지하고 경찰이 집회 참여자들을 대거 연행한 것에 인권 침해 요소가 있는 것으로 본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항의 서한을 전달하는 등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명재 한국지부 이사장은 “정부의 역할은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구속자가 나오게 되면 국제앰네스티 차원의 조사단 파견과 석방요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에 대해서 “지난해 12월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의 간부 세 명이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강제로 본국으로 송환되는 등 최소 20명의 이주노조 조합원이 구속됐다”며 외국인에 대한 인권 침해 문제를 제기했다.

◇ 북한 =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사형, 고문, 정치적 혹은 자의적 구금 등의 조직적인 인권침해가 여전하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강제 송환된 수백명의 탈북 주민들이 실종상태이며 당국의 허가 없이 출국한 북한 주민들의 가족들도 상당수 실종됐다.

보고서는 “실종된 가족들은 정권에 적대적이라고 여기는 친지들과 함께 집단처벌의 형태(연좌제)인 강제실종 피해자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는 “북한 내 허가 받지 않은 집회와 조합은 `집단 동요’로 간주돼 처벌받았고 대중적이거나 개인적인 종교활동을 한 이들은 구급되고 고문을 당하거나 심지어 사형당하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또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로 들어온 탈북자 중 3분의 1이 실업상태이고 대부분이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을 겪고 있다.

◇ 리더십의 부재 = 보고서는 인권 향상을 위한 강대국들의 모범 사례가 없었고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부패, 실정(poor governance), 인권침해를 처벌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린 칸 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세계인권선언이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지 6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최소 81개국에서 고문과 학대가 자행되고 있고, 54개국에서는 공정한 재판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강대국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미국에 대해 “관타나모 수용소를 비롯한 비밀구금시설을 폐쇄하고 수감자들을 공정한 재판을 통해 기소하거나 석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올림픽 개최를 두고 국제사회에 고언했던 인권증진의 약속을 이행하고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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