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새정부 북한인권 조사위 설립 적극 나서야

이달 초 유엔 산하 강제구금에 관한 실무그룹은 북한 정치범수용소 출신 강철환 씨와 신동혁 씨 가족에 대한 북한 정부의 구금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판정하며 이들의 조속한 석방을 요청했다. 이번 판정은 오길남 박사 가족의 구금상태를 불법으로 선언했던 실무그룹에서 나왔다. 실무그룹은 세네갈, 파키스탄, 칠레, 노르웨이, 우크라이나 출신의 독립적이고 공정한 국제법 전문가 5명으로 구성돼있다.


북한은 관리소로 알려진 정치범수용소에 20만 명 가량의 주민들을 수감 중이다. 50년이 넘는 김일성 가(家)의 독재를 통해 정착된 연좌제의 굴레 속에서 반체제 인사로 간주된 사람들과 이들의 가족과 친지들은 “3족을 멸한다”는 명목 하에 처벌되고 있다. 석방의 희망이나 살아서 수용소를 탈출할 가능성이 전무한 상태에서 수감자들에겐 죄수로 죽는 것만이 허락됐다. 과거 수십 년간 수용소 내에서 40만 명이 넘는 수감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감자에겐 오로지 고된 노동과 고문, 성폭력, 심각한 영양실조만이 주어질 뿐이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위험하고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하루 12시간에서 16시간가량의 강제노동에 시달린다. 식량은 고작 옥수수 죽뿐이고, 생존을 위해 쥐를 잡아먹거나 심지어 가축의 배설물에 섞인 곡식 알갱이를 주워 먹기도 한다.


수용소 내에 폐렴이나 폐결핵 같은 질병이 창궐한다고 해도 이용할 만한 의료시설은 없다. 수감자들은 병이 든 채로 강제 노동을 해야 하며, 더 이상 일할 수 없는 자들은 요양소로 보내져 죽음을 기다려야 한다.


수용소의 엄격한 규율을 따르지 못하는 수감자들은 고문이나 처형을 당한다.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은 공개처형이 너무나 일상적인 일이었다고 설명한다. 또 일어서지도 누울 수도 없는 작은 지하 감방에서 구금당한 경험을 증언하기도 한다. 관리소는 조직적이며 체계적인 집단수용소로, 궁극적인 목적은 수감자들이 굶주린 상태로 일하다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약 70년 전,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중 아우슈비츠로 향하는 기차 선로에 폭탄을 투하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백만 명 이상의 유태인들을 죽인 나치가 만든 집단 수용소에서 벌어지던 대규모 살상을 막기 위해 사람들이 청원활동을 벌였음에도 이러한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당시 아우슈비츠에 구금됐던 사람들은 “신은 우리를 잊었고, 전쟁 중의 사람들도 우리를 잊었다”고 느꼈다고 한다. 이러한 결정은 미국의 역사에서 지울 수 없는 오점으로 남겨졌다. 한국도 북한 수용소 문제에 있어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될 것이다.


물론 북한 정권의 핵무기 개발이 북한의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김정일에 이어 현재 김정은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핵무기와 미사일 실험에 대해 국제사회는 북한의 추가적 도발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좁혀가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끔찍한 고통은 잊혀지고 그들은 세계 최악의 인권과 인도주의의 재앙을 겪는 희생자로 여전히 남아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 가운데서 만일 한국이 북한의 주민들을 위해 일어서지 않는다면 대체 누가 그럴 수 있단 말인가? 또한 북한 주민들이 어떻게 국제사회의 대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세계에서 가장 잔인한 북한정권의 인권유린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도록 국제사회를 움직이는 것은 한국에게 달려있다.


1월 14일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북한의 인권유린에 대해 독립적인 국제 조사위원회를 설립할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유엔의 이러한 성과는 작은 부분일 것이기에, 한국은 유엔인권이사회 회의기간 동안 조사위원회 설립을 이끌어내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지만 박근혜 당선인은 북한의 현대판 집단수용소를 끝내기 위해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북한주민들에게 세계가 그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희망을 심어줘야 한다.


*재러드 겐서는 워싱턴 D.C.의 인권 변호사이며 강철환 신동혁 가족의 유엔 청원 건에 대해 무료로 고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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