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북핵 `패키지딜’ 제안 배경은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千英宇)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제5차 6자회담 2단계 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핵 폐기의 과정을 몇개의 큰 묶음으로 나눠 이행하는 `패키지딜’을 제안, 그 내용과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패키지딜’의 내용은 한마디로 `크게 주고 크게 받기’로 요약된다.

하나의 핵폐기 조치와 그에 대한 하나의 상응조치를 `일대일’로 연결해 이행하기 보다는 몇가지 핵폐기 조치와 몇가지 상응조치를 한데 묶어 합의한 뒤 이행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천 본부장은 “북측의 의무사항과 상응조치의 수순을 결정하고 이를 조합하는데 있어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엄격히 기계적으로 적용해 모든 조치를 1대 1로 연계하려 할 경우 합의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모되고 한가지 조치의 지연에 이행과정 전체가 볼모가 되는 위험이 있다”고 제안배경을 설명했다.

이 제안은 최근 미국이 제안한 `조기 수확'(early harvest) 방안과도 일맥상통해 보인다.

미국은 지난 달 28~29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북미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 ▲영변 5MW원자로 가동중단 ▲가동중단 확인 차원의 국제원자력기구 사찰 허용 ▲핵프로그램 신고 ▲핵실험장 폐쇄 등 조치를 `조기 수확’ 방안 차원에서 북한에 제안했다.

미측은 북한이 이를 받아 들이면 대북 서면 안전보장을 포함한 관계 정상화의 초기 조치를 이행하는 한편 경제.에너지 지원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결국 한미 양국은 영변 5MW 원자로 동결-연 50만톤 중유제공을 일대일로 연결했던 1994년 북미 기본합의문의 내용 대신 여러 조치를 하나로 묶어 이행하고 또 그에 대한 상응조치도 그 만큼 여러가지를 묶어서 제공하겠다는 아이디어에 뜻을 같이하고 있는 셈이다.

천 본부장의 이번 패키지 제안은 결국 북한의 핵실험으로 북핵 문제가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와 관련해 더 시급한 현안이 된 만큼 핵폐기를 향한 보폭을 넓히자는 차원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분석된다.

핵폐기.관계정상화.경제 및 에너지 제공.평화체제 포럼 등 9.19 공동성명 내 각 요소별 실무그룹을 만들자는 중국 등의 제안도 이번 `패키지딜’과 연결되는 부분이 적지 않아 보인다.

여러가지 이행조치 및 상응조치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게 되는 만큼 조속한 이행을 위해서는 각 실무그룹별로 동시다발적으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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