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北에 당근 대신 채찍 든 새 지도자 맞아

지난 10년간 한국 대통령은 북한의 변화를 권장하기 위해 당근을 내밀었으나 이제는 채찍을 들고자 하는 새 지도자를 맞게 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 포기를 강조하고 북한 인권 문제와 관련해 ’과거 정권이 북한에 관한 것은 전혀 비판을 삼가고, 북한의 비위를 일방적으로 맞추던 그런 상황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며 ’애정어린 비판은 북한 사회를 오히려 건강하게 할 수 있다. 필요한 지적은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소개했다.

신문은 노무현 정부가 최근에 북한과 평화협정 체결과 경제적 지원을 위해 행동을 서두른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 당선자는 이런 일은 북한이 핵 포기를 실천한 이후에야 가능하다고 말했다면서 이 당선자가 한국의 대북 외교협상의 조건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노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 하에서 한국 정부관계자들은 북한의 인권문제를 대북 관계개선 노력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면서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았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또 북한이 6자회담 합의에 따라 이달말까지 영변 핵시설 불능화와 핵 프로그램의 신고를 하기로 한 시한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외교관계자들은 북한이 불능화의 경우 핵시설의 방사능 성분을 이전하는데 필요한 시간 때문에 내년 2월까지 완료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면서 이들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모두 신고할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도 이 당선자가 북한을 비판하는데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전하면서 이 당선자의 측근들은 현 정부가 힘들여 추진했던 남북 교역과 투자 분야에서 적어도 한시적인 냉각기가 있을 수도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신문은 이 당선자의 승리에 대해 격한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북한은 20일까지는 공개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 당선자의 정책방향은 노 대통령의 대북 화해정책에 종종 비판적이었던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를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북한이 최근 몇년간 식량과 기타 원조의 가장 신뢰할 수 있었던 원천을 상실할 수도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북한이 올해말까지 하기로 한 불능화 및 핵 프로그램 신고 약속을 어길 경우 미국은 한국으로 하여금 북한에 압력을 가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