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재역할’ 주효할까

1년1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북핵 6자회담의 전망을 언급하면서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한국만의 역할’을 화두로 꺼냈다.

지난해 9월 4차 2단계 6자회담에서 북미간 극심한 신경전 속에서 대부분 ‘접점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일축하고 끝내 회담 타결을 유도한 배경에는 한국의 ‘중재자’ 역할이 주효했다는 것은 외교가에 잘 알려진 일이다.

당시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였던 송민순 차관보(현 장관)는 고비고비에서 결정을 머뭇거리는 북한측 수석대표 김계관 외무성 부상에게 “(크리스토퍼) 힐 같은 친구를 도와야지, 이런 사람 아니면 다른 강경파하고 협상하고 싶으냐”고 몰아붙였다.

그런가 하면 폴란드 대사 시절부터 깊은 우정을 쌓아온 힐 미국측 수석대표가 협상에서 고집을 필 때면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것이 미국과 반대편에 서는 것이지만 이렇게 나온다면 반대편에 서라고 강요하는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압박했다.

물론 의장국 중국이 존재한다는 점이 9.19 공동성명을 이끈 원동력이기도 했지만 한국이 북미 양측을 오가며 간극을 메운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촉매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게다가 9.19 공동성명을 채택한 직후 공개된 `BDA(방코델타아시아) 암초’로 6자회담이 5차 1단계회담이후 장기간 교착국면에서 벗어나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국은 ‘포괄적 접근방안’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했다.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단계적 조치 내용을 구체적으로 풀어놓은 것으로 알려진 포괄적 접근방안은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과 유엔을 통한 대북 압박에 나선 미국을 다시 협상장에 이끈 동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6자회담이 재개된 것도 포괄적 접근방안을 기초해서 풀어온 것이며 이 접근방안이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본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도 ‘적절한 한국의 역할’을 찾기위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며 이미 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모든 당사국들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회담진행이 잘되지 않을 상황을 감안해 우리가 아이디어를 내고 어떻게 접점을 모색하고 진전을 이룩할 것이냐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회담일정이 확정된 만큼 한국의 `독특한 역할’ 내용에 대해 실무단계의 검토와 고위층의 점검을 거쳐 대표단이 베이징으로 출발하기 전 확정할 방침이다. 그리고 대표단에게는 최대한의 권한을 부여해 회담장에서 탄력있게 대응하게 할 계획이다.

1년1개월여 만의 공식 대좌에서 기선을 뺏기지 않으려는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한국이 과연 또다시 ‘절충의 미학’을 동원해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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