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산 무기구매지위’ 나토수준으로 격상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 한국이 마침내 미국산 무기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 3국(일본.호주.뉴질랜드)’과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됐다.

미국 상원이 1일 한국의 미국산 무기 및 군사장비구매(FMS) 지위를 최상급 수준으로 격상하는 입법조치를 마무리함으로써, 한국 입장에서는 지난 1990년대 이후 줄기차게 공식.비공식 채널을 통해 미국측에 요구해왔던 숙원을 해결한 셈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서명작업이라는 마지막 절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부시 대통령이 지난 4월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 당시 한국의 FMS 지위향상을 지지한다고 선언했기 때문에 서명은 통과의례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미국의 최대 현안인 구제금융법안 표결문제로 이날 FMS 관련법안이 상원을 통과할 수 있을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난 29일 하원 본회의 처럼 이날 상원 표결에서 구제금융법안 처리가 무산됐다면 상원의 회기 등을 감안할 때 연내 처리가 물건너갈 수밖에 없었던 것. 다행히 구제금융법안이 압도적 찬성으로 처리되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돼 FMS법안이 최종입법을 위한 관문을 어렵사리 통과한 것이다.

주미 대사관측에 따르면 지난주까지도 상원에 계류중이던 법안에 계약행정비용 감면, 비순환비용 면제 조항 등 주요 혜택조항이 빠져 있어 한국 입장에서는 매우 곤란한 처지였다.

자칫하다가는 지난 5월 하원에서 통과됐던 안보관련법안(SAA)에 들어가 있던 FMS법안과 비교해 상당히 후퇴한 법안이 상원에서 다뤄질뻔했다. 그러나 주미 대사관이 한.미군사고문단과 방산협회, 한미재계회의 등을 통해 다각적인 대의회 설득작전을 벌여 한국이 희망하는 모든 내용을 법안에 재반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주미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이런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빛을 보게된 법안에 대해 “한.미동맹의 또 다른 상징적인 이정표”라고 자리매김했다. 미국이 비로소 한국을 나토 수준으로 인정해 준다는 정치.외교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난 주 하워드 버먼 하원 외교위원장이 관련 법안이 하원을 통과했을 때 “한국의 FMS 지위향상은 동북아에 있어 전략적 동맹으로서 한국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깊고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고 언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다 실질적으로 한국이 누릴 수 있는 시간적, 경제적 효과도 적지 않다. 군사장비에 대한 미 의회의 심의요건이 종전 1천400만달러 이상에서 2천500만달러 이상으로 높아지고, 심의기간도 최장 50일에서 15일로 줄어들어 한국의 미국산 군사장비 구매절차가 현재보다 크게 간소화된다.

또 미국산 무기 구매시 지불해야 하는 계약행정비용이 감면되고, 미국이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을 회수할 목적으로 부과하는 비순환비용(NRC)도 면제되는 혜택이 주어진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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