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인권국제대회 첫째 날 작은 체구의 영국인이 한국 정부를 향해 “대한민국 정부가 같은 동포이면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포의 아픔을 돌보지 않는 비겁한 행동을 꾸짖은 주인공은 세계기독교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 wide)의 엘리자베스 바사(Elizabeth Batha) 국제이사. 그녀는 EU 북한인권결의안이 채택되기까지 뉴욕본부에서 벌여온 자신의 활동에 대해 열정적으로 쏟아냈다.
바사는 자신의 안녕을 위해 형제의 아픔을 외면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녀에게서 푸른 눈의 이방인이 북한 주민들의 고통을 대변해온 과정을 물었다.
– EU가 북한인권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있는데.
내가 EU를 대표하지 않기 때문에 공식적인 답변을 할 수는 없다. 지난 5년간 유럽에서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인식이 크게 확산됐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그것은 도덕적으로도 큰 문제가 된다. EU나 유럽 NGO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 세계기독교연대에서 바라보는 북한인권 실태는 어떤가?
이 단체는 세계적으로 종교의 자유 신장을 위해서 일한다. 그 중에서 북한이 가장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 개인적으로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는?
항상 머리 속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생각해왔다. 우연히 읽은 책 중에 북한 인권에 대한 단 한 줄의 기록이 있었다. 그 책 한 줄을 읽고, 더 자세히 알기 위해 주위 사람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10년 동안 관련 일을 해왔기 때문에 접근의 어려움은 없었다. 탈북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많이 했다. 영국인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북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책임감을 느꼈다. 현재도 그러한 일들을 조사하고 있다.
– 한국정부의 북한 인권 침묵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제 3자로서 뭐라고 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인권 입장에서 보면 한민족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아무 말 안하는 것이 비겁하다고 본다. 남한 사람들이 그런 일을 겪고 있는데 아무 것도 안 할 수 있나? 그것과 다르지 않다.
– 영국이 북한 당국과 인권대화를 진행하면서 얻은 교훈은 무엇인가?
빌 래멀(Bill Reommell) 외무 차관이 직접 북한에 가서 북한 당국과 인권대화를 진행했다. 영국 정부는 북한인권 문제 리스트를 만들어서 북한 당국에 넘겼다. 예전부터 관련 이야기가 오고 갔다. 그러나 협조를 하지 않고 있다. 쉽게 같이 이야기를 하기 어려운 상대이다.
–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가 취해야 할 주요한 우선적 조치는 대화인가, 압박인가?
그동안 대화를 해왔는데 반응이 없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나서게 된 것이 아니지 않는가? 이제는 국제사회가 압력을 가해야 한다. 국제 사회가 나서야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있다.
– 김정일 정권 하에서 북한 인권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보는가?
현실적으로 보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변화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희망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작은 희망이라도 가지고 있어야 일을 할 수 있다.
–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유엔에서 관련 회의에 참여하고, 탈북자들 증언을 청취하는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로비 활동을 펼쳐나가겠다.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가 북한인권을 위해 전 세계가 기도하는 기간이다. 한국 독자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열리는 8~10일 DailyNK는 인터넷을 통해 행사를 현장 중계합니다. 국제대회의 진행상황을 가장 빠르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국제대회 특별취재팀 dailynk@dailynk.com
대담 / 정리 =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