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 전사자 유해 59년만에 귀환

미국 앨라배마주 알레이 마을의 우체국 직원인 매리 윌슨 클레그혼 여사(59)에게 올 크리스마스는 평생 잊을 수 없는 날로 기록될 전망이다.


얼굴도 모른 채 59년을 기다려온 아버지를 만나게 됐기 때문이다. 비록 성조기에 덮인 관속에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오기는 했지만 꿈에도 그리던 분이기에.


클레그혼씨의 아버지 실라스 윌슨은 미 육군 중사 출신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다 1950년 11월16일 북한 운산전투에서 전사했다. 2차대전에도 참전해 유럽전선에서 싸웠던 그는 한국전이 발발하자 재입대, 제1기갑사단 8연대 3대대 소속의 조리병으로 활약하다 중공군과의 전투도중 부상해 포로수용소에 갇혀있다 총살됐다.


그가 중공군에 의해 총살됐으며, 전투현장 인근의 작은 계곡에 묻혀있다는 소식은 함께 포로로 잡혀있다가 죽은 채 위장해 위기를 모면한 동료 미군이 귀국후 가족들에게 상황을 전하면서 알려졌다.


비록 유해라도 찾기를 고대하며 날마다 기도해온 클레그혼에게 희망적 소식이 전해져 온 것은 지난 2004년. 북한지역에서 한국전 전사자 유해발굴작업을 해온 미군 유해발굴단이 운산지구 전투현장 인근의 무덤에서 미군 유해를 발굴했다고 발표한 것.


유해발굴단은 유전자 감식 등 시신확인 작업을 통해 이중 한 구의 유해가 살라스 중사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2주전 고인의 유일한 혈육인 클레그혼씨에 전화로 알려온 것.


클레그혼씨는 전화로 부친 유해의 발견 사실을 통보받고 끝내 참아온 울음을 터뜨렸다.


1950년 9월4일생인 그녀는 “제가 태어날 당시 아버지는 한국전에 참전중이었다”면서 “아주 어렸을때라 기억이 없고, 다만 엄마로부터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듣고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23일 저녁 유해를 인도받은 그녀는 아버지 전사후 재혼도 않고 기다려오다 22년전 돌아가신 어머니와 8년전에 숨진 오빠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나마 마음 한구석의 응어리는 풀게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동안 마음 한구석에 공허감이 계속 자리잡고 있었는데 이제 아버지의 유해라도 보게되어 한숨을 덜게됐다”고 말했다.


장례식은 오는 27일 윈스턴 카운티에 있는 프렌드십 침례교회에서 열릴 예정이며, 유해는 먼저간 아내의 무덤 옆에 안장될 예정이라고 앨라배마주 지방신문 `버밍햄 뉴스’ 인터넷판은 전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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