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종료 선언” 행위 꼭 필요할까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에서 한국전쟁의 종료를 선언하는 행위가 꼭 필요할까.

토니 스노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최근 한국전 종료 선언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노 대변인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미국이 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록 중에는 한국전의 종료를 선언하고 경제 협력과 문화, 교육 등 분야에서의 유대를 강화하는 게 포함돼 있다”고 밝힌 것.

그의 이런 발언은 북한의 핵 포기를 전제로 대북 적대관계를 종식해 여러 방면에서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일단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현재 전시 상황이라고 느끼는 국민은 극히 드물다. 결국 종전 선언이 구태여 왜 필요한 지 의문을 가질 여지가 없지 않은 것이다.

한국전이 끝났는지 아니면 잠시 휴전상태인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북한 전문가 백승주 박사가 지난 3월 내놓은 ’한반도 평화협정의 쟁점’이란 논문에 따르면 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 총장인 유병화 법학박사 등은 교전당사자들이 정전협정을 맺고 적대행위를 중지한 후 상당기간이 지나면 정상관계가 (자동으로) 회복된다고 주장한다.

즉 ▲전(全) 전선에 걸쳐 육.해.공군을 포함한 모든 전투병력 간 적대행위 중지를 합의하는 일반 정전협정 체결 ▲휴전 후 상당기간 경과 ▲교전 당사자의 무력 적대행위 포기의사 ▲비무장지대 설치 및 군사정전위원회 등 전쟁방지 보장기구의 기능 발휘 등의 조건이라면 ’사실상의 종전’으로 볼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두 차례의 서해교전과 숱한 정전협정 위반 사례를 감안하면 적대행위가 중지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이들은 남북한과 미국이 현재의 한반도 상황이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중지된 상태’로 인식해 대응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전쟁이 종결됐다고 보기는 무리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따라서 KIDA 백 박사는 정전협정을 대체한 평화보장조약(협정)에 한국전의 종료 선언이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쟁 종료 선언은 곧 ’법.제도적 종전’을 의미하기 때문에 꼭 필요하고 이를 평화조약 또는 평화협정에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전 종료 선언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당사자’ 논쟁을 단순화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전협정과 관련해 일고 있는 ’정전협정 서명 당사자’, ’평화협정 당사자’ 논쟁을 끝내고 남북한이 새로운 평화조약의 주체가 되는 법률적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남북한의 군사대결 구도 및 대결적 정치의식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이기 때문에 전쟁 종결 선언이 필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엄중한 ‘전쟁위협’을 정치에 이용해온 북한과 ’정전상태’를 염두에 두고 대북 및 대외관계를 펼쳐온 남한의 ’대결적 정치문화’를 ’공존적 정치문화’로 바꾸는데 일조할 것이란 분석이다.

백 박사는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과정에서 전쟁 종식과 관련한 주변국간의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특히 누가 전쟁 종식을 선언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련국간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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