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백두산 호텔업자 정부에 신변보호 요청

백두산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한국인 투자자가 중국 당국의 철거 방침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횡포와 협박을 받았다며 우리 정부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백두산에서 ‘장백산온천관광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박범용(53) 씨는 8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지난 3월15일 관리위 직원들로부터 산문(山門) 통과를 위해 입장권을 구입하라는 요구를 받았고 이에 항의하자 폭언과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전까지는 산문 안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업주들은 입장권을 구입하지 않고 출입증만 가지고 인원과 차량의 출입이 자유롭게 허용돼왔지만 철거에 동의하지 않자 갑자기 입장권 구입을 강요하고 나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 지난 6일 주선양(瀋陽) 한국총영사관에 보낸 신변보호 요청공문에서 “(산문 관리직원과 공안들로부터) ‘이곳이 대한민국의 문(門)이냐’, ‘감옥에 가둬야겠다’, ‘차량을 몰수하겠다’면서 갖은 횡포와 협박을 해 이곳에서 도저히 생활이 어려운 지경에 도달했다”고 호소했다.

또 같은 날 중국 상무부에 보낸 의견서에서도 “관리위에서 구체적인 보상방안을 제시하지도 않고 충분한 이주대책도 마련해주지 않으면서 비굴한 방법을 이용해 위협과 괴로움을 주고 있는 것을 이대로 참을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씨는 “관리위 산하 관리회사에서 작년 5월1일부터 일방적으로 산문 내 차량통제를 실시하면서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이 조치로 투숙객이 크게 감소하면서 영업에도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 씨는 상무부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호텔이 ‘합법적인 토지사용권을 획득하지 않은 불법 건축물이어서 철거를 하더라도 평가액 전액 보상이 어렵다’는 관리위 측의 법률해석에 대해 “이는 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합작사업을 비준한 지린성 정부의 책임이지 나의 책임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합작계약을 체결한 창바이산자연보호구(관리위의 전신) 산하 삼림여행공사측에서 토지사용권 취득을 책임지기로 했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점이 철거보상의 걸림돌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리 총영사관측은 “우리 투자자가 중국측 관리직원 등으로부터 위협적인 언사를 들었다고 제기한 민원이 개연성이 큰 것으로 판단하고 관리위측에 이에 유의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한을 보냈다. 토지사용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 업체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관리위는 작년 9월21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신청을 위한 관광지 정비사업을 일환으로 박씨가 운영하는 호텔을 포함한 4곳의 외국인 투자호텔에 대해 작년 말까지 철거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하고 철거를 위한 협의에 응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박씨가 운영하는 장백산온천관광호텔과 북한 국적 재일교포가 운영하는 장백산국제관광호텔 등 2곳은 “세계자연유산 신청계획이 보류된 만큼 철거는 합리적 근거가 없다”며 철거 방침의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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