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구상하는 `6자 경수로’의 모습

‘9.19. 북핵 공동성명’의 뇌관으로 부상한 경수로 문제에 대해 6자회담에 참가했던 정부 대표단 관계자는 20일 베이징(北京)을 떠나며 이렇게 말했다.

우선 신포 경수로란 북미간에 체결된 1994년 제네바합의의 결과로 짓게된 경수로를 말한다. 한국측은 협상에는 참여하지도 못했으면서 총 건설비용의 70%를 부담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돈 대주고, 실익없는’ 외교를 했다는 비난이 고조됐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비용이자 통일비용이라는 논리로 한국정부는 그동안 11억달러를 부담했다. 하지만 제2차 북핵 위기가 불거지면서 신포 경수로 건설사업은 중단됐다. 짓다만 콘크리트 건물 등만이 신포를 지키고 있다.

따라서 6자회담에서 거론된 경수로가 만일 성명내용대로 `적절한 시기에’ 논의되고, 끝내 건설에 착수하게 되더라도 우리측은 신포에서처럼 과도한 부담을 지지 않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이 경우 한국을 제외한 미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가 경수로 건설비용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논리로 연결된다.

하지만 경수로 건설에 극도의 경계감을 피력하는 미국의 입장을 감안할 경우 4개국 가운데 일본이나 러시아가 주된 부담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 대신 미국과 중국 등은 중유 등 다른 에너지 지원에 나설 수 있다.

특히 일본은 6자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관계정상화를 추진할 경우 북한에 막대한 식민지 보상을 해야 할 처지이다. 또 납치자 문제 등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경제협력을 해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경수로 비용부담에서 모종의 역할을 맡게될 변수가 많다.

또 다른 경수로 건설방식으로는 북한이 국제금융기구에 가입해 경수로 건설비용을 차입하고,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이 차관에 대한 보증을 서주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6자회담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향후 국제기구에 가입하고, 국제금융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있다”면서 “현재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았지만 이 방식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우리 정부의 입장은 제네바 합의의 산물인 신포 경수로는 남측의 200만㎾ 제공을 골자로 한 ‘중대제안’으로 종료된 것이며, 향후 6자회담의 틀에서 경수로가 건설되더라도 한국의 비용은 과거와 달리 최소한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한국은 또 200만㎾의 전력 송전을 위한 설비가 향후 경수로 송전에도 활용되는 과정에서 추가부담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특히 앞으로 논의될 경수로는 1994년의 신포 경수로와 운영방식에서 확실하게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포 경수로가 한미일 3국이 건설을 완료한 뒤 핵 폐기 시점에 맞춰 `키(key)를 넘겨주는’ 방식이었다면 미래의 경수로는 6자가 `공동관리’하거나 최소한 북한이 독점소유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북한도 6자회담 도중 대표단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경수로의 공동관리와 사찰 허용’의지를 천명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이미 북한과 공감을 나눈 사안이라고 덧붙였다./상하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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