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대북 포용 유지하며 유엔 결의 따라야”

“한국은 앞으로도 대북(對北) 포용정책을 중시해야 한다. 북한에 마지막에는 한국이 남아있다는 안심감을 주어야 한다. 압력은 유엔 결의에 따라 하면된다” 일본 언론계를 대표하는 외교 전문가인 아사히(朝日)신문 국제문제 전문 칼럼니스트 후나바시 요이치(船橋洋一.61) 대기자가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한국측에 이러한 조언을 내놓았다.

지난 9일 일본을 찾았던 열린우리당 유선호(柳宣浩), 이인영(李仁榮), 강기정(姜琪正) 의원 등 국회 동북아연구회 소속의원들을 만난 자리에서다. 후나바시 대기자는 2002년 이후 시작된 북핵문제의 전말을 취재, 최근 ’한반도 2차 핵위기’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아사히 신문에서 베이징.워싱턴 특파원과 미국 총국장을 지냈으며 현재도 워싱턴과 베이징, 서울 등을 오가며 북핵문제를 취재하고 있는 외교통이다. 다음은 도쿄 뉴오타니 호텔에서 열렸던 후나바시 대기자와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간담회 대화 내용이다.

— 대북 압박만으로 문제 해결이 어려운 것 아닌가.

▲ 한국은 대북 포용정책을 중시해야 한다. 북한에 안심감을 주어야 한다. 이는 같은 동포인 만큼 자연스러운 것으로, 유지돼야 한다. 대북 압력은 유엔 결의에 따라 하면 된다. 각국이 각국의 사정에 맞게 실시한다고 결의에 돼 있다. 이 때문에 한국이 PSI(확산방지구상)에 일정 부분 참가하지 못하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유엔 결의는 성실히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느 나라도 돌출된 모습을 보이지 말고 협력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일본과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그 자체로 북한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

— 일본이 북핵실험에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 핵실험은 일본 국민에게 매우 충격적인 일이다. 일본은 핵을 가진 새로운 북한에 준비가 돼있지 않다. 앞으로 북한에 대해 일본의 과잉대응이 많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일국(一國)주의’식의 해결에 나서서는 안된다. 미국과 한국 등과의 동맹과 협력을 통해 억지력을 행사해야 한다. 6자회담을 핵문제 해결 뿐 아니라 북동아시아 평화.안정의 틀을 만드는 작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여기에 일본이 공헌해야 한다. 유엔의 마당 안에서 압력과 대화를 행사해야 한다. 일본은 단독제재 보다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근거에 제재를 해야 한다.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문제는 ’일본 민족, 일본 사람에 대한 납치’라는 식의 접근 보다는 보편적 인권 문제로 방향을 잡고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 한국의 대북 햇볕정책에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 북한의 핵실험과 핵무기 보유가 한반도와 동북아에 얼마나 손실인가하는 긴박감을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이 공유해야 한다. 그게 충분히 공유되지 않거나 외부에서 볼 때 한국이 북한은 무엇을 하더라도 결국 북한을 따라간다는 식으로 비쳐지면 곤란한다. 한국의 입장이 명확히 외부에 인식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 북핵실험은 경제면에서 남한에 완전히 패했다는 절망감과 중국의 놀랄만한 경제성장과 이의 북한 침투 등 절망감이 공포감으로 나타난 결과이다. 북한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한국 정부는 한반도가 통일됐을 때 국제사회에서 어떤 ’플레이어’(player)로 게임에 임할지의 관점에서 현재의 국면을 보아야 한다. 7천만 인구의 큰 나라가 탄생한다. 성숙한 ’플레이어’로 한반도 평화를 이끌기를 국제사회는 기대한다.

— 6자회담의 전망은.

▲ 이번 회담에서는 지난해 4차 회담에서 채택된 ’9.19 공동선언’으로 돌아가야 한다. 이 선언에는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프로세스가 구체적으로 들어가 있다. 일.북 관계 항목도 있다. 여기로 되돌아가 다시 6자회담을 시작하는 하나의 길을 제시해야 한다. 일.북 관계도 ’평양선언’이 기본틀이다. 양국이 30차례의 교섭 끝에 만들어낸 문건이다. 최선의 문건이다. ’평양선언’에는 북.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프로세스가 모두 들어가 있다.

— 일본과 미국이 북한의 핵포기를 일방적으로 요구하며 북한의 요구는 들어주지 않고있는데.

▲ 북핵실험을 막지못한 것은 3가지 위기가 모여서이다. 하나가 북한의 경제적. 이데올로기 파탄에 따른 고립화이다. 냉전체제에서 냉전후 체제로 원활하게 이행하지 못한 잘못된 유산이 그것이다. 9.11 테러 이후 핵 확산문제가 엉킨 새로운 위기도 생겨났다. 그러면서 핵무기비확산조약(NPT) 체제가 붕괴했다. 또 동북아와 한.중.일의 신뢰구축이 전혀되지 않은 것도 문제였다. 이것이 서로 연결돼 북핵 실험을 막지 못했다. 북한에만 책임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미국은 현재의 휴전상황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려고 한다. 그것은 미국이 휴전협정 서명의 당사자인 만큼 가능하다. 그러나 양국의 불신이 워낙 커 진전이 되지 않고 있다. 만약 진전된다면 한국과 미국, 북한, 중국 등 4개국간에 서명이 이뤄질 것이다. 그러나 일본은 휴전협정 당사국은 아니다. 일.북 평화안전은 다른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

— 일본에서 ’핵무장론’이 제기되고 있는데 대한 견해는.

▲유일한 피폭국인 일본은 한국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를 설득할 수 있는 국가이다. 핵을 갖고 있으면 상대의 비핵화를 설득할 수 없다. 미국과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를 요구하면 잘 먹히지 않는 것은 그들이 핵보유국이기 때문이다.

— 북핵 해결을 위한 조언은.

▲ 한국 정부의 햇볕정책은 노무현 정권에서 ’평화번영정책’으로 계승됐다. 평화번영정책이 ’상호주의’를 기본으로 대북지원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것인 만큼 상호주의와 지원의 투명성이 어느 정도 개선됐는지 검증해볼 필요가 있다. 햇볕정책은 뛰어난 정책이었다. 적극적인 외교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한국은 햇볕정책 시기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되돌아보고 그 뒤에 무엇을 잃었는지 살펴보라. 미국이 북한문제에서 현실적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비쳐진다. 지금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고 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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