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교, 분단과 북한문제서 보다 자유로워야”

한국 외교가 국제질서의 흐름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는 전환기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북정책의 부담에서 좀 더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백진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13일 서울 도렴동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건국 60주년 기념 외교세미나’에 앞서 배포한 발표자료를 통해 “건국 이후 40년에 걸친 냉전종식 이후 미국의 단극체제를 거쳐 세계는 보다 다극화되고 유동적인 새 질서로 접어들고 있다”면서 한국외교의 과제로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의 관계 재정립 ▲한미동맹의 세계화 ▲외교의 다변화 등을 제시했다.

백 교수는 “대북정책과 외교정책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어느 정책이 우선해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외교는 분단이나 북한문제로부터 보다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이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에 매달리거나 가시적.전시성 행사에 외교자원을 쏟아붓기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국제사회에 기여해 한국의 위상을 정립하고 영향력을 제고하는 것이 우리 국익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북한의 선의나 신의 또는 동포애에 기대를 걸기보다는 이해관계를 기반으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남북대화에 나서는 게 이익에 부합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남북관계는 더 이상 북한의 변덕이나 책략에 좌우되지 않고 호혜적 관계로 정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 교수는 한미동맹의 세계화와 관련, “한미동맹의 내용이나 형식은 근본적으로 변해야 한다”면서 “한미동맹은 북한 위협 억제와 동시에 동북아와 아태지역의 평화와 안정유지를 주요 목표로 설정하는 등 한반도 중심의 동맹에서 보다 전략적 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그동안 외교의 세계화, 다변화에 대해 말은 많이 했지만 실제 행동은 따라가지 못했다”면서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에 적극 참여하고 평화유지활동을 비롯한 각종 국제활동에 인적.물적 기여를 제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백 교수는 “한국외교는 4강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과감하게 세계로 나가야 한다”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한 구석에 갇혀있으면 우리에게 미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신화 고려대 교수는 ‘변환하는 국제질서와 한국외교의 선택’이라는 제하의 발표자료에서 “4강 간 경쟁의 최전선에 놓인 한국의 외교정책은 국가생존전략”이라며 “한미동맹과 한.미.일 공조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외교정책에 대해 “지난 정권과의 차별화라는 관점에서 미국과의 동맹강화에 역점을 두고 일본과는 과거를 딛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설정하려는 의지가 너무 강하다”면서 “미.일 두 나라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를 활용할 기회를 제공해 우리의 외교적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고 지적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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