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아이의 키 성장을 도와주는 영양 보조제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청진 등 대도시에서 부모들이 아이들 성장 문제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산 발육 약이 좋다는 소문이 나서 부모들 사이에서 인기다”고 전했다.
과거보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면서 키, 외모, 건강에 관심이 높아진 데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 한 탈북민(2015년 탈북, 양강도 출신)은 “200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키나 외모보다는 머리가 비상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했었다”면서 “2010년대 이후로 인식이 조금씩 변했고, 키가 크거나 외모가 좋으면 직장 배치, 예술단 참여 등에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이 키 성장 보조제를 비롯한 각종 영양제를 자체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변화된 추세에 맞는 ‘돈벌이’ 전략을 적극 마련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의 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5월 “최근 공화국(북한)에서 ‘키 크기용 영양 단졸임’이 명 제품으로 소문을 나고 있다”며 “‘키 크기용 영양 단졸임’은 동물성단백질의 왕으로 불리우는 단백 곤충을 첨단 생물 공학적 방법으로 가공처리해 만든 천연 기능성 영양 식품이다”고 소개했다.
메아리는 같은 달 다른 기사에서도 “평양 국산공장에서 생산하는 어린이들의 성장발육에 좋은 펩티드(펩타이드, 아미노산 화합물) 당과류가 어머니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며 “펩티드 당과류에는 키 크기, 힘내기에 필요한 생리활성물질들이 충분히 들어있어 성장기 어린이들의 키 크기에 뚜렷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선전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키 성장 관련 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한국산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한국산 약이 효과가 좋다는 인식이 부모들 사이에서 퍼져있다”며 “한국산이 사탕처럼 먹기 편해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대량 유통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밀수로 들여온 걸 개인업자가 암암리에 판매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약품 포장이 한국어나 영어면 일단 중국 해관(세관)에서 막고 조선(북한) 세관에서도 문제가 커져 그럴듯한 중국어로 포장해서 들여온다”고 말했다. 한국산 중고 의류를 들여올 때 태그를 떼는 것과 유사한 방법이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최근 북한 당국이 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해 의약품 판매를 단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산 영양제 확산은 빠르게 진행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北 의약품 공급 정상화?…“약품 남용 막기 위해 시장 판매 금지”)
다만 효능에 대한 소문이 퍼진다면 단속 강화와는 상관없이 삽시간에 퍼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소식통은 “키 크는 약은 (북중)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조금씩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만약 내륙 쪽에서도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면 장사에 나서려는 주민이 나타나지 않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