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 北역사서 표절 수준 못 벗어나”

우리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북한 역사서 표절 수준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은 14일 현행 중·고 역사교과서에 대해 “북한 역사서(현대조선역사)의 아류(亞流) 수준으로 재편집돼 있다”면서 “교과서에서는 비중도 없고, 실체도 없었던 김일성 중심의 항일투쟁을 장황하게 서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원장은 한반도선진화재단·한국현대사학회·청년지식인포럼 스토리K가 16일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국사 교과서에 투영된 북한역사관’이라는 제하의 세미나 앞서 미리 배포한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행 역사교과서가 북한 역사서(현대조선역사)에서 반복되어 나타나는 인민혁명군, 동북항일연군, 조국 광복회, 보천보 전투 등 공산주의의 투쟁 활동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역사교과서 두산동아는 “사회주의계열이 합류함으로써 한국 광복군의 군사력이 크게 강화되었다”고 기술했고, 미래엔은 사회주의계열의 항일투쟁을 부각시킨 후 “그 투쟁세력이 광복 후 북한 정권 수립에 참여했다”고 서술하는 등 북한 정권이 항일운동 세력에 의해 만들어진 것처럼 서술했다.


분단 원인에 대한 기술 부분 역시 우리 교과서와 북한 역사서 초점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원장은 “우리 교과서도 김일성 체제의 역사서술처럼 미국에 의한 일본 제국주의 패망과정을 일체 서술하지 않는다. 단지 일본 패망 후 미국이 ‘무장 해제를 구실’로 ‘점령군 행세’를 했다고 서술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지적했다.


특히 38도선을 미국이 제안한 것(미래엔 307, 비상 346)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한반도의 분단 책임이 미국에게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소련이 참전 조건으로 제시했던 동아시아에서의 지배권과 이권 요구가 분단의 원인이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일절 서술하지 않았다.


김 원장은 이어 “북한의 역사서는 미국과 대한민국에 대한 관계를 제국주의국가와 식민지 관계로 보고, 대한민국을 미국의 예속(隸屬)국가라고 서술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교과서는 이런 역사서술 논리를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한국 교과서에서는 미국에 대한 긍정적 표현을 거의 찾을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이승만과 김일성 서술 부분에서도 편향적으로 기술되어 있다고 밝혔다.  


남북한 경제발전에 대한 서술 부분에서도 세계수준의 한국 대기업을 문제 삼으며 ‘문어발식 경영’이나 ‘족벌경영’ 등을 언급하며 비판했지만, 북한 경제에 대해서는 북한의 역사서술과 마찬가지로 ‘북한은 당시 미군과 대치하고 있는 현실에서 쿠바위기를 보며 군사력을 증강할 필요를 느끼고 경제와 국방 건설을 함께 추진하였다’고 서술하고 있다. 


김 원장은 한국 역사교과서에 대해 “북한에 대해서는 숭배사(崇拜史)로,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철저한 비난사(非難史)로 서술되어 있다”면서 “여러 차례 수정과 보완·교정이 있었다고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여전히 북한 역사서의 표절(剽竊)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김일성 전체주의에 영향 받고 북한의 역사서술체계와 시각에 영향 받은 학자군(群)에 의해 변형을 거듭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명희 공주대 교수는 북한 ‘조선력사’가 배제하는 3가지를 ▲1976년 이후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한 서술 ▲문호개방 이후 일본·중국·미국 등을 통한 근대문물과 문화의 보급에 대한 서술 ▲19세기 이후 국제정세에 대한 서술 등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북한이 이 같은 사실을 배제하는 이유에 대해 “현재 북한사회에서 사회·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북한체제의 문제점이 부각될 수 있고, 근대문물이나 국제정세에 대한 관심도 외부세계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때기 때문에 현재의 북한 체제를 유지하는 데는 위협이 되는 것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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