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北인권 목소리 본격화 할 시점”

▲ 국제인권연맹 회장 로버트 애슈널트

(문화일보 2005-11-17)
(::인권운동가와의 대화 – 로버트 애슈널트 국제인권연맹 회장:: ) “중국과 러시아, 일본 등 북한을 둘러싼 나라들이 북한에 대한 부담을 공유할 때 북한 인권문제의 해결은 빨라질 것입니다.” 한국을 방문중인 국제인권연맹(International League for Human Rights)로버트 애슈널트(52)회장은 16일 저녁 문화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북한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주변국의 공동 부담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애슈널트 회장은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인권연맹의 본격적 문 제제기와 활동을 앞두고 국제인권옹호한국연맹(회장 김연준 한양 대 이사장)초청으로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내한했다. 그는 한국 도착 직후 숙소인 서울 중구 을지로1가 프레지던트호텔에서 문화 일보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국은 경제성장만큼 인권에서도 급속한 발전을 이뤄왔다”며 “이제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본격적 인 압력과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비정부 기구(NGO)인권단체로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 국 제인권연맹은 그동안 구 소련, 벨로루시, 우간다, 중앙아시아권 의 인권문제를 국제 이슈화하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 애슈널트 회장은 17일 오후 국제인권옹호한국연맹과 한양대가 공동으로 주 최하는 특별강연회에 초청연사로 참석, ‘21세기 인권의 과제’ 란 주제로 연설하는 데 이어, 19일까지 서울에 머무는 동안 김대중 전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천정배 법무장관 등을 예방 할 계획이다.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이 표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국내 보수와 진보단체들이 결의안에 대해 각각 찬성과 반대입장을 엇 갈리게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 인권결의안을 둘러싼 유엔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어느 나라든 간에 인권문제를 갖고 정치적으로 충돌하고 찬반 으로 엇갈리는 것은 불행한 일입니다. 몇주전 조지타운대에서 강 의가 있었는데 참석자중에 민주당 출신의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과 캔자스 출신 공화당 샘 브라운백 의원이 있었습니다.

이자리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두사람의 입장은 다르지 않았 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인권문제에 대해 힘을 합쳐 벨로루시, 우간다 등지의 인권문제가 많이 개선되었듯이 북한인권도 좌우 가 힘을 합치면 크게 개선될 것입니다.”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들이 있습니다. 북한의 의식주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우선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두 문제가 밀접하게 연결돼있습니다. 박애주의적 지원이 투명한 정치적 자유와 연관돼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인도 적 차원의 식량을 지원하고 인도주의적 지원이 실제로 주민들에 게 돌아가는지 감시를 해야 합니다. 이것이 곧 정치적으로 투명 해지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두가지가 별개가 아 니라 연계돼 진행돼야 할 문제입니다.” ―한국정부 내에는 ‘먹고 사는 것이 우선’인 만큼 지원은 하되 인권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할 경우 북한이 더욱 위축돼 국제사 회의 고립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시각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 중국 정부는 무조건적으로 식량을 지원해주고 일반 국제 기구보다 소홀한 감시체제를 적용하기 때문에 세계식량계획(WFP) 의 기준을 약화시키고 저해하는 작용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남 한 정부와 중국 정부를 비판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모니터링( 감시체제)과 인도주의적 지원을 동시에 진행해야 합니다. 북한내 에서 활동하는 단체들도 순수하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고 있지만 거기서 투명성 확보 역할을 함께한다면,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 다는 국제적 목소리도 한층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탈북자 문제가 국제외교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해서 북한에 돌 려보낸다고 들었습니다. 정말 끔찍하고 잔인한 상황입니다. 지금 아태경제협력체(APEC)회의가 열리고 있는데 각국 정상들에게 이 렇게 묻고 싶습니다. 중국지도자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하고 싶습 니다. ‘왜 북한 난민을 받아주지 않느냐’고 항의하고 싶은 심 정입니다.” ―탈북자들의 대량 발생에는 어떠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봅니까.

“과거 구 소련지역에 있는 유대인들이 탄압을 피해 다른 나라로 옮아갈 때 이스라엘, 미국, 유럽 등이 모두 받아줘서 가능했습 니다. 떠나도록 허락하는 국가와 받아주는 나라가 있어야 합니다 . 그러나 한국은 이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만약 북한이 문을 열 어주고 24시간 동안 갈 사람은 가라고 한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 지겠습니까.” ―앞으로 북한 인권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펼칠 계획입 니까.

“기회가 되면 내년에 꼭 한번 방문할 것입니다. 내년중 북한 방 문신청을 하고 방문을 추진할 생각입니다.” ―북한 문제는 결국 한국만의 일이 아니라 주변국도 책임이 있다 고 생각하는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있는데 이것을 동북아에도 적용해서 유사한 기구를 만드는 게 좋습니다.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가 연합해 동북아판 OSCE가 형성된다면 북한 관련 역내 인권안보 차원에서 노력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동북아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이런 안보형태가 수년내에 구체화할 수 있을지는 의 문입니다.” ―한국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국제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북한체제의 투명성이 증진되고 개방의 길로 나갈 수 있다면 전세계의 공동이익이 됩니 다. 한국인들도 마찬가지로 글로벌 차원에서 생각하고 행동할 필 요가 있습니다. 이번 방문 기간중 반미를 외치는 대학생들을 만 나보고 싶습니다. 한국 방문 기간에 그 대학생들과 만나 어떤 생 각을 갖고 있는지 허심탄회하게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극단적인 반미 감정을 가진 한국 젊은이들과 북한의 인권 문제를 얘기해보 면 재미있는 토론이 될 것 같습니다.” ―9·11이후 미국의 인권 상황이 많이 나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되 고 있습니다.

“9·11 이후에 미국의 인권운동가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 습니다. 안보문제에 사람들이 민감해졌고 정부가 사람들을 임의 로 구금하는 행위가 잦아졌습니다. 인권과 안보의 균형감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서방국가들의 과제가 됐습니다. 균형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좌파와 우파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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