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정치학회 “국방개혁 2020, 北 위협 현실로 인식하나?”

24일 <한국국제정치학회> 주최로 열린 ‘국방개혁과 21세기 한국의 안보’ 토론회

지난 2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상정된 ‘국방개혁 2020’이 북한의 실제적 위협과 변화된 한미관계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국제정치학회>가 ‘국방개혁과 21세기 한국의 안보’를 주제로 24일 서울 서초구 외교안보연구원에서 개최한 토론회에 발표자로 나선 세종연구소 이상현 연구원은 “국방개혁안의 병력 감축에 따른 전력약화를 보완할 청사진이 함께 제시되야 한다”며 “무엇보다도 117만 명에 달하는 북한군 병력을 고려할 때 북한군 병력감축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대규모로 병력을 줄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참여정부가 지난 해 9월 13일 발표한 국방개혁안에는 2020년을 목표로 현재 68만 1천여명인 군 병력을 18만 1천 명 감축해 50만명 수준을 유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연구원은 또 “국방개혁은 동맹 체제를 유지하면서 미국의 전략과 우리의 국익 사이에서 조화롭게 균형을 추구해야 한다”며 한미동맹에 대한 건설적 청사진이 제시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군은 주둔국의 정치, 사회적 여건이 지상군의 주둔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주둔국의 반미감정을 무릅쓰고 굳이 지상군을 무리하게 주둔시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렇게 볼 때 주한미군의 재배치는 걱정만 하고 있을 문제가 아니다”고 우려했다.

주한미군 재배치, 자주국방론 도움안돼

이어 “미국의 21세기 군사혁신의 구체적 표현인 주한미군 재배치 문제는 단순히 자주국방의 문제가 아니다”며 “단순한 자주국방론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는 그동안 우리가 원하지 않는 동북아 분쟁 확대 가능성 때문에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 다소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며 “그러나 전략적 유연성은 미국의 글로벌 방위태세에서 핵심적 사안으로 우리가 거부한다고 해서 미국이 포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그러한 부분은 과감히 양보하고 대신 우리가 반드시 차지해야 할 부분은 적극적으로 협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원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북한 위협 현실적으로 평가해야

“한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조기 환수를 희망하고 있고, 미국 측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를 한국정부와 토의는 하되 당장 이양하기는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라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로 인해 한미연합 군사역량 및 지휘권 행사 약화 또는 차질을 빚거나, 북한의 대남 무력공격을 자극하는 긍정적인 변수가 되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이 문제를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열린우린당 임종인 의원은 “참여정부의 ‘협력적 자주국방’은 미국의 뜻에 따르는 전력 증강일 뿐”이라며 “군사주권을 확보하고 미군에 대해서도 재협상을 가져 독자적 국방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또 “국방부는 예산 확보를 위해 북한의 군사 위협을 확대해서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다”며 “북한의 무력 남침을 주한미군이 막아주는 것이라고 선전해 주한미군의 요구대로 해주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은 오히려 우리 정부가 북한의 위협과 안보 문제를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있지 못하다며 임의원의 주장에 반박했다.

황 의원은 “북한 헌법과 노동당 규약은 여전히 남한을 적화시키겠다고 명시돼 있으며, 북한의 의도는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며 “남북대화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그 의도를 분명히 알 수 없다면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국방개혁안은 북한의 위협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희망적 요소를 전제로 해서 진행되고 있고,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보완시키겠다는 의지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국방개혁을 추진함에 있어 우리 스스로의 능력과 국민적 합의 가능성, 동맹관계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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