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적 탈북자 英 난민신청…正道 아니다

▲ 국내 입국한 탈북자들이 공항 입국장에서 기쁘게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갖은 고생을 하여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즉 한국 국적의 탈북자들 중 일부가 또다시 영국에 난민 신청을 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즉 한국 국적의 탈북자가 영국으로 간 뒤 한국국적 취득 사실을 숨기고, 탈북후 계속 중국에 숨어있던 탈북자인 것처럼 위장하여 영국에 난민 신청을 한다는 것이다.

본지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탈북자 출신 한국인 수백명이 영국으로 건너가 난민 지위를 이미 얻었거나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은 한국 국적을 갖고 있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에는 난민 지위를 부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브로커의 도움을 받아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의 불법 위조여권을 구해 영국으로 들어가거나, 또는 관광 등의 목적으로 영국에 도착한 뒤 이민국으로 찾아가 “I am North Korean”이라고 ‘탈북자’ 신분을 밝힌 후 난민 자격을 신청한다고 한다. 이때 한국국적 취득 사실을 숨기고 이민국의 심사를 받는데, 그 심사가 까다롭지 않아 진술한 내용을 그대로 믿어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때문에 난민 자격을 신청한 사람들 대부분은 간단한 조사를 마치면 어렵지 않게 난민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후에는 난민에게 주어지는 주택과 일정한 생활 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탈북자 출신 한국인들의 영국행을 보는 심정은 안타깝기 그지 없다. 그들은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났고, 자유를 찾아 한국에 들어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또 다시 한국을 떠난다는 것은 한국에서의 생활이 그들에게 어렵고 고단한 것이었음을 말해준다.

영국행을 선택한 어떤 탈북자는 ‘한국의 직장생활도 쉽지 않았고, 교육비도 높았으며,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해 늘 불안했다’고 고백했다. 또 어떤 사람은 ‘우리 탈북자들은 남한에서 중국 조선족보다 더한 수모와 멸시를 당한다’면서 ‘같은 민족에게 수모를 받는 것보다는 차라리 코 큰 놈들 속에 가서 이민 생활을 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도 했다.

오죽했으면 우리 땅을 떠나, 말도 통하지 않는 먼 이국땅으로 향하겠는가? 그들의 한국 탈출은 탈북자들에 대한 우리들의 무관심을 반성하게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염려스럽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좀더 나은 생활을 하고 싶은 소박한 바램을 안고 한국을 떠났을 것이다. 난민 지위 획득에 성공한 사람들은 한국보다는 좀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난민 정책의 허점을 이용해, ‘한국인’이라는 신분을 숨기고, 또는 불법 위조여권을 만들면서까지 난민 지위를 얻으려고 하는 행동을 지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행위는 명백히 ‘불법’이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는 국가간 신뢰와 국제법에 의거해서 기본질서가 유지된다. 당연히 법을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명색이 OECD 가입국이 국제사회에 모범을 보여할 판에 불법행위를 방치해서는 곤란하다.

좀더 나은 생활을 하고 싶은 욕망 자체는 문제삼을 수 없겠지만, 그것을 불법적인 방법으로 실현하는 것은 정도(正道)가 아니다.

그리고 한국정부의 탈북자 정책에 문제가 있다면, 또 남한 사람들이 탈북자들 보는 시각에 문제가 많다면 여기서 고쳐나가야 한다. 그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의 불법 난민신청으로 인해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을 지원해봐야 소용 없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올 것이 우려스럽다.

더욱이 장차 김정일 정권을 개혁개방 정부로 바꾸고 민주사회로 만들어갈 든든한 젊은 탈북 대학생들이 한국을 떠나는 것이 정말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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