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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의 패권국 미국과 세계 최대의 폭정 국가 북한 그리고 개혁·개방을 통해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이 세 나라를 알지 못하고서는 현 국제 질서를 이해하는데 많은 한계가 존재 할 수밖에 없다.
국제적인 틀 안에서 외교·안보 전략을 세워야 하는 미국의 입장에서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견제와 핵개발을 추진하는 북한을 무력화시키는 일은 반드시 풀어야할 숙제 중 하나이다.
때문에 북·중국과 지리적으로 근접해 있는 한국은 그만큼 미국에게 있어 전략적 요충지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최근 미국 지식인과 관료들은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을 바라보는 전통적 시각에서 점점 탈피하고 있다.
철저한 한미공조가 북핵문제의 해결책이라고 믿고 있는 한국의 ‘보수’ 세력이나 ‘우리민족끼리’의 기치를 들고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진보’ 세력 모두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미국이 외교·안보 전략을 세우는데 있어 한반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느냐이다.
한국이 어떠한 대미정책을 펼 것인지 논쟁하기 전에 전략적 파트너인 미국의 속마음을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미국 케이토연구소의 데드 게일런 카펜터와 더그 밴도 연구원이 공동으로 펴낸 『한국과 이혼하라』(刊창해)는 “미국은 한국과 이혼하고 동아시아 안보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
“탈냉전 시대가 도래 하고 소련이 붕괴되면서 더 이상 한국은 미국에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교역 대상국이며 미국의 안보와는 거의 무관한 존재”라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지 않는 이상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난다 해도 미국과는 사실상 상관없는 전쟁이 될 것이고, 한국과 일본에 미군을 주둔시킴으로써 오히려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에 있어 선택권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
저자들은 “한국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 이미 스스로 방위할 조건을 잘 갖추고 있다”며 “한국은 북한에 비해 거의 40배에 이르는 경제력과 2배나 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기술력 측면에서도 엄청나게 앞서 있다”며 주한미군의 존재 이유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또한 “한국은 지난 50여 년간 미국의 안보전략을 등에 업고 세계 12위의 경제 강국으로 급부상했다”고 상기시키며 “여기에는 미국의 안보에 무임승차하는 전략이 유효했던 것이 가장 큰 힘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에 나선 미국에게 있어 핵개발을 일삼는 불량국가 북한은 가장 골치 아픈 존재로 부각되었다. 또한 경제의 고공성장과 함께 국방비 지출에 있어서도 매년 기록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는 중국의 위협도 미국에 있어서는 골칫거리다.
이러한 두 가지 위협에 맞서기 위해 “주한 미군을 주둔시켜 자국민의 안전에 위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현재의 안보 전략은 옳지 못하다”고 저자들은 지적한다. 오히려 “중국을 견제할 능력을 갖춘 일본에게 동아시아의 균형자 역할에 대한 지위를 부여하자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한국 국민들의 반미감정을 불식시킬 수 있는 새로운 동맹관계를 형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북핵 6자회담 등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에 일정 정도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북핵폐기에 따른 한반도 비핵화 실현까지는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문가들 조차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의 경제력이 북한에 월등히 앞선다 하나 ‘핵보유국’ 북한 앞에서 군사력의 균형은 한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동맹 문제와 밀접관 연관성을 갖고 있는 주한미군 철수문제가 미국내 특정집단이 아닌 지식인 사회에서 대두되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아무리 ‘주한미군 철수’를 외쳐도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지 않을 것이란 착각에 빠져선 곤란하다. 이제 한국과 미국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윤주용/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 조직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