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 “온실 세우고 김정일花 꽃피워라”

북한 당국이 올해 김정일 생일 70주년(2.16)을 맞아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김정일화 축전’에 필요한 자재비를 주민들에게 모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미 김정일 생일을 광명성절로 공식 지정하고 김정일 영생탑과 태양상 건립비용을 주민들에게 전가한 바 있다. 여기에 김정일화 축전 준비 비용까지 부담시키자 주민들이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에 “김정일화 온실 보강사업에 쓰일 비닐박막을 사는데 필요한 돈을 세대당 2000원씩 거두고 있다”며 “이런 자재구입을 전문 목적으로 하는 김정일화 축전 상무까지 조직됐다”고 전했다. 비닐박막은 창문 등 유리를 대신해 온도를 보장하기 위해 치는 비닐이다.


소식통은 “날씨가 갑자기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가 추워지자 ‘김정일화 온실안과 바깥에 비닐박막을 쳐 온도를 보장해야 한다’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말했다. 양강도 혜산시에는 ‘보천보전투승리 기념탑’ 아래에 김정일화 온실이 위치해 있다.


도당위원회 선전부장이 축전 상무 책임을, 추천된 기관 기업소 책임자들과 동 당비서들이 상무위원을 맡았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상무위원들은 “이번 행사는 김정일 동지에 대한 충성심을 검열하는 잣대와 같다”고 말해 공장 노동자들과 인민반원, 여맹원들의 충성심을 유도하고 있다.


소식통은 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학교에 바친다고 부모들을 조르고 있어 지금 장마당(시장)에서는 비닐박막 값이 이전보다 세 배나 올랐다”고 전했다. 현재 장마당에서 비닐박막(중국산) 1m당 6000원까지 올랐다고 한다.


각 학교마다 김정일화 온실 준비를 위해 학생들에게 김정일화를 가정에서 키워 오라는 무리한 요구까지 있어 학부모들은 2중 부담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소식통은 “해마다 하는 일이지만 이번에는 그 규모가 크고 행사 당일에는 불(네온)도 밝힐 것으로 전해져 사람들이 ‘부질없는 짓’이라며 비웃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은 ‘하다하다 별짓을 다한다, 아이들이 이 추운 겨울 무슨 수로 꽃을 피우는가? 올해는 이런 식으로 백성들 등껍질을 얼마나 벗기겠나’ 등의 불만을 털어 놓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