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는 먼저 스스로에게 ‘정직한 신문’이 돼야 한다

3일 한겨레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청와대에서 직접 주재한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에서 ‘북한이 내 욕을 계속하는데 왜 가만히 있느냐’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악화한다고 해서 (남북) 긴장이 고조돼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준다는 생각을 버려라. 6자 회담에서 진전이 없는 한 우리가 의장국으로 있는 경제·에너지 워킹그룹을 진행하지 말라는 등의 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의에는 이 대통령과 유명환 장관, 김하중 통일부 장관, 김성호 국가정보원장, 청와대의 김성환 외교안보수석과 김태효 대외전략비서관, 김종천 국방부 차관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 18일 열린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는 지난 9월 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불거진 이후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및 북한당국이 6․15 및 10․4선언의 전면이행을 요구하며 ‘남북관계 전면차단’ 협박, 대북 삐라 문제 등 종합적인 외교안보대책회의 성격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한겨레신문의 보도가 “이 회의 이후 정부 대북정책의 보수화 흐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신문은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및 북한의 불능화 재개 직후, 정부가 6자회담 진전을 ‘환영’하는 논평을 내고 대북정책을 전향적으로 재조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던 태도가 다시 바뀐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쪽이 지난달 27일 군사실무자 접촉에서 가동중단 상태인 서해지구 군통신망 정상화를 위한 자재·장비 제공을 요청했지만, 정부는 아직껏 지원 방침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또 “6자회담 차원에선 북쪽의 불능화에 맞춰 한국이 북쪽에 지원하기로 한 철강재 3천t의 제공 일정도 확정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겨레신문의 보도 태도를 보면 “왜 빨리 북한을 지원하지 않느냐”고 정부를 나무라는 모양새다. 참으로 한심한 논조다. 지난 10년 동안 그렇게 퍼주고도 욕을 얻어먹은 것이 엄연한 사실인데도, 이 신문은 또 북한당국의 ‘신의’를 믿는 모양이다. 그러면서 금강산 여성 민간인 관광객 총격사건이나 북한이 우리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막말 비난’을 쏟아냈던 과정에서는 한마디 무게 있는 논평도 못했다.

한겨레신문은 “외교안보정책조정회의 이후 정부 대북정책의 보수화 흐름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 우리는 이 신문이 스스로 똘똘한 ‘진보적’ 대북정책 철학이라도 갖고 있는지 솔직히 의심스럽다.

이 신문은 자사 홈페이지에 “과거 영국의 ‘더 타임스’가 누렸던 권위, ‘더 타임스’가 썼다면 그건 사실이다’라는 신뢰, 그것이 저희 한겨레의 목표입니다”라고 공지하고 있다.

‘더 타임스’ 만큼의 권위는 어차피 기대도 하지 않고 있으니까 둘째 치고라도, 최소한 언론으로서 북한 주민들의 인권문제 제기, 전체주의 수령독재에 대한 정면 비판, 북한의 개방과 민주화, 비핵화는 강력히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김정일 정권을 도와주지 않으면 무조건 ‘보수’로 몰아붙일 생각만 하고 있으니, 이런 신문이 어떻게 감히 ‘진보 언론’을 표방할 수 있냐는 말이다.

그러면서 “정부의 대북정책이 보수화로 흐른다”는 둥 북한 문제에 아는 척 하는 모양새가 참으로 안쓰럽다. 오히려 그 배짱이 감탄스럽다.

우리는 한겨레신문의 보도와 논평에서 소박한 대북정책 철학이라도 한번 봤으면 좋겠다. 진보를 표방했으면 이러저리 남한의 정치 지형에 눈 돌릴 것이 아니라 정직하게 북한 주민들 인권문제를 내걸어야 한다.

한겨레신문은 일부 보수언론이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하면 ‘인권문제 자격시비’부터 해왔다. 하지만 달을 가리키면 먼저 달부터 본 뒤에 그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에 때가 묻었는지 어떤지 시비를 걸 일이다. 그러나 한겨레신문은 도무지 달을 쳐다보려고 하지 않는다. 이래서야 정직한 ‘진보언론’으로 대접해줄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3일자 한겨레신문의 보도도 ‘북한당국을 무조건 지원하면 진보, 북한정권을 비판하면 보수’라는, 북한문제에 대한 ‘단순무식형 보도 행태’에서 나왔을 것으로 판단한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