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경향신문 유 씨 억류 문제 관심도 매우 낮아”

공정언론시민연대(공언련)는 9일 저녁 지난해 7월11일에 벌어진 금강산 피살 사건에 대한 한국 언론의 보도 태도를 모니터링 한 결과를 발표했다.

공언련은 ‘고 박왕자씨 피살 사건 1주년에 즈음한 한국 언론의 북한 관련 인권 보도에 대한 종합 모니터링’결과 발표를 통해 “MBC는 북측의 명백한 잘못에도 불구하고 남측에 책임을 묻는 기사를 상당히 편재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언련은 방송 3사의 금강산 피살사건 보도기사 수는 KBS 63건, MBC 61건, SBS 59건으로 보도횟수는 비슷하나 사태의 책임에 대한 보도행태에서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먼저 KBS의 경우 북한측의 책임 9건, 남측의 책임 1건, 양측의 책임이 1건으로 보도한 반면 MBC는 북한측의 책임 8건, 남측의 책임 4건, 양측의 책임 1건으로 보도했다.

뿐만아니라 사태해결의 해법에 관한 보도에 있어서도 KBS는 북측사과 및 진상규명이 11건, 남측의 신중대응 0건, 양측요구 2건인데 반해 MBC는 북측사과 및 진상규명이 10건, 남측의 신중대응 4건, 양측요구 1건으로 MBC는 남측의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는 기사를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언련은 5대 일간지의 보도태도와 관련해서도 지적했다.

먼저 사설을 통한 사태의 우선책임과 관련해 조선일보는 북측의 책임 9건, 중앙일보는 북측책임 7건과 남측책임 3건, 동아일보는 북측책임 6건과 남측책임 1건, 양측책임 3건인데 반해 한겨레신문은 북측책임 2건과 남측책임 6건, 양측책임 2건, 경향신문은 북측책임 4건과 남측책임 2건, 양측책임 1건으로 조사됐다.

공언련은 이 같은 결과에 따라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북측의 책임을 분명히 하고 있지만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겨레신문은 북측 책임보다 남측 책임을 훨씬 더 강조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그동안의 남한 정부의 대북정책의 문제가 빚어낸 결과라는 데 초점을 두며 남한 정부의 정책 비판에 중심적 비중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조선일보(9건)와 중앙일보(8건), 동아일보(7건)는 북측의 사과와 진상규명을 우선에 두는 사설을 주되게 제시하고 있으나 한겨레신문은 북측의 사과(3건)보다도 남측의 신중한 대응(5건)이나 당국자간 협력을 강조하는 사설을 훨씬 높은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칼럼에서 들어난 사태의 책임에 관해 조선일보는 북측의 책임이 8건, 동아일보는 7건인데 반해, 한겨레신문은 남측의 책임이 2건, 경향신문은 6건으로 전혀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공언련은 “이 같은 MBC와 한계레신문, 경향신문의 보도 태도는 북측의 명백한 잘못으로 빚어진 사건에 대해 타 언론사와 사뭇 다른 보도 태도를 보이고 있다”면서 “언론의 고유 사명으로서의 인권적 시각의 반영에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공언련은 또 최근 일어난 개성공단억류사건과 관련한 보도 태도에 대해서도 “KBS는 면담 석방이 우선 이루어져야 함에 주되게 기사를 배치하고 있지만 MBC와 SBS의 경우에는 면담 석방을 우선하기보다 남측의 신중한 대응을 주문하는 방향의 기사를 더욱 많이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5개 일간지 역시 “한겨레신문은 남측의 신중 대응을 주문하는 데 훨씬 무게를 두고 있고 칼럼에 있어서도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단 한 건의 외부칼럼도 싣지 않음으로써 사안에 대한 자체의 관심도와 중요도가 매우 낮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언련은 이어 한국과 일본의 납북자관련 방송을 비교한 결과 “한국과 일본에서 납북자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의 결과 치는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방송사 평균 14.8건(2000년~2008년 까지)을 다룰 때 우리나라는 방송사 평균 1.7건 밖에 없었다”며 “그나마도 북한의 납치를 적극적으로 비판했다기보다 한국정부가 이들을 송환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거나 남한에 살고 있는 납북자 가족들이 살아가는 모습 등의 내용을 소재로 삼고 있어 문제를 회피하는 북한에 대한 비판성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언련은 “인권을 강조하는 언론에서 북한에서 사살당한 박왕자 씨, 100일 넘게 개성공단에 억류되어있는 유 씨, 480여명의 납북자들의 인권에는 소극적이었다는 것이 밝혀졌다”면서 “지금부터라도 언론사들은 이들의 인권문제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