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미 정상 합의 내용과 의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17일 경주 정상회담은 한미동맹 강화와 ’9.19’ 북핵 공동성명 이행합의의 돌파구 마련이라는 두 축에 초점이 맞춰졌다.

참여정부 들어 다섯번째인 이번 정상회담은 오찬, 유적지 방문을 포함, 역대 가장 긴 4시간동안 이뤄졌고, 형식.내용면에서도 격의없는 대화의 장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양 정상간의 유대 및 신뢰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이다.

특히 이번 회담 결과로 ’경주 공동선언’이 채택됐다. 이 ’공동선언’은 정상들간의 합의문 형태중 가장 격이 높은 형태로, 양국 관계 발전의 장기적 비전을 담고 있다.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3년 5월 첫 정상회담 직후 ’공동성명’을, 같은해 10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정상회담에서 는 ’공동 언론발표문’을 채택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양 정상은 “6자 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통해 핵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한다”는데 합의함으로써 제5차 6자회담 ’휴회’ 기간 ’9.19’ 북핵 공동성명 이행합의를 위한 긍정적 모멘텀을 유지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한미동맹 = 이번 회담은 동맹 균열 논란을 뒤로 하고, 양국의 중장기 발전 방향을 포괄적으로 담은 ’한미동맹과 한반도 평화에 관한 공동선언’(Joint Declaration on the ROK-US Alliance and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을 채택한 점은 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번 공동선언은 향후 양국 관계 발전 방향의 이정표가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 정부당국자의 평가이다.

특히 양 정상이 ’동맹.동반자 관계를 위한 전략협의체’라는 명칭의 장관급 전략대화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한 것은 한미동맹관계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은 “동맹의 공고함을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조치”라고 말했고, 다른 정부 당국자는 “미.일간에 외교.국방장관간의 합동 협의체가 있는 것처럼 한.미간에도 이러한 발전으로 나아가는 의미있는 대화채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양국간에는 국방장관간의 정례 SCM(한미안보협의회)은 있었지만 외교장관간 협의체는 없었고, 현안이 생길 때마다 외교장관들이 수시로 회동하는 식으로 이견을 조율해왔다.

이에 따라 장관급 전략협의체의 출범은 동맹 현안의 안정적 관리는 물론 한미동맹의 미래 청사진이 구체적으로 마련되는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회담에서도 양 정상은 용산기지를 포함한 주한미군 기지이전, 주한미군 일부감축 등을 골자로 하는 주한미군 재조정 등 동맹의 주요 현안에 대해 심도있게 협의하고 공감대의 폭을 넓힌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선언은 “양 정상은 주한미군 재조정이 한미연합방위력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주한미군이 한반도 및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긴요하다는데 대해 공동의 이해를 표명했다”고 명시했다.

노 대통령도 공동기자회견에서 “동맹과 관련한 주요 현안들이 원만하게 합의됐고, 합의사항이 순탄하게 이행되고 있음을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한국군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대해 사의를 표명하며 “우리의 우정을 나타낸다”고 표현했고, 특히 “두 나라의 연결 고리는 이제 더욱 공고해졌으며, 물론 복잡 다단한 문제가 있으나 두 나라가 함께 해결하고 우호적 정신으로 접근하는게 중요하다”며 양국 신뢰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이번 회담은 가시적인 합의사항도 중요하지만, 양 정상간에 장시간 허심탄회한 대화와 ’스킨십’ 강화를 통해 양 정상간의 신뢰.우호관계를 강화했다는 점도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부시 대통령이 “개인적으로도 공고한 관계에 있다”며 노 대통령에 신뢰를 표시한 점도 이같은 평가를 뒷받침한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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