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의 현장 ‘다르푸르’…美 수단에 고강도 추가 제재

▲ 다르푸르 난민촌

현재 세계는 이라크 문제를 비롯해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심각하게 다루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및 레바논 문제, 에티오피아-소말리아 전쟁 그리고 다르푸르 사태를 꼽을 수 있다. 공통적으로 인종·종교 문제가 얽혀 있는 이 지역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인명 피해가 양산되고 있기 때문에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분쟁들이다.

다르푸르 사태와 관련, 미국이 29일 추가적인 조치를 발표하였다. 수단 정부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 조치를 발표한 것이다. 내용의 골자는 수단 국영 석유회사를 비롯한 31개 수단 기업과 관계 인사들에 대한 대미 사업 및 거래의 봉쇄이다.

그동안 수단 내전은 수차례의 반전을 거듭해 왔다. 수많은 휴전·평화 협정이 휴지 조각이 되었다. 2005년 1월의 평화 협정과 2006년 5월의 평화협정 성사 등 그간의 진전된 사태를 관망해 오던 미국이 다시 다르푸르로 눈을 돌린 것은 이라크에만 매달린 채 ‘반인륜적 살육’을 외면하고 있다는 미국 내 기독교 양심 세력의 강력한 비판이 대두하였기 때문이다.

지난 20여년 간의 내전 기간 동안 200만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다르푸르 사태는 내적으로 크게 두 단계를 거쳐 진행되고 있다.

우선 아랍계 이슬람 세력이 장악하고 있는 현 수단 정부가 이슬람 신정국가화를 정책 목표로 밀어 부치자 기독교를 믿거나 토착종교를 믿는 남부 지역 원주민들이 반발하면서 지역 간 갈등, 종족 간 갈등, 종교 간 갈등의 복합양상으로 전개된 것이다.

특히 남부 지역은 수단 석유 자원이 대량 매립된 지역이었다. 이렇게 비화된 내전은 수많은 희생을 낳았으며,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2005년 1월, 내전 당사자 간에 평화협정 체결이 성사됨으로써 겨우 수습 국면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그러나 2005년 7월, 남부지역을 대표해 공동정권을 구성한 부통령이 헬리콥터 사고로 돌연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수단에는 다시 전운이 깃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수단 분쟁이 이미 다른 양상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지난 20여년 간의 수단 내전이 그나마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2003년의 ‘다르푸르 사태’ 때문이었다. 다르푸르 사태는 주되게 아랍계 이슬람이 흑인계 이슬람을 공격한 만행이었다. 이슬람-기독교 간의 종교 분쟁이 아랍계 이슬람이 흑인계 이슬람을 탄압하는 종족 분쟁의 성격으로 옮겨 간 것이다. 당시 정부의 지원을 받은 ‘잔자위드’ 북부 아랍계 민간 군사 집단은 다르푸르 흑인들에 대한 참혹한 ‘인종 청소’를 감행, 약 20만명의 주민을 몰살하는 대학살을 저질렀다.

2006년 5월 5일 수단은 새로운 평화협정으로 안정 국면을 되찾는 듯 보였으나, 무장해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잔자위드의 끊이지 않는 학살 만행으로 사태는 계속 공전되고 있다. 미국은 수단 정부에 올 1월 1일까지 잔자위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압박했으나 수단 정부는 성의있는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국의 제재 조치에 반발해 나선 것은 중국이다. 중국의 다르푸르 특사 류구이진은 “다르푸르 문제는 제재가 아닌 투자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미국의 조치에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와 이집트와 이와 비슷한 이유로 중국의 입장에 동조했다.

UN도 미국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취임 초 다르푸르 사태 해결에 강한 의지를 피력해 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 평화 유지군 파견을 주장한 미국에 대해 “그런 방법을 동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응수했다.

미국은 추가 경제 제재 조치와 아울러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다르푸르 내 비행금지 구역 설정, 수단 정부에 대한 전면적 금융제재, 무기 금수 조치 등 강력한 개입안들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수단 정부가 유엔 평화유지군 2만 여명을 조속히 받아들이도록 압력을 행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의 다르푸르 사태 해법에 대한 갈등은 각국이 이해관계를 달리한 데서 기인한다. 현재 중국은 수단으로부터 전체 석유 수입 물량의 10%를 공급받고 있다. 차세대 에너지 선점을 위해 아프리카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은 이미 수단 정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수단 유전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은 수단 정부의 가장 큰 자금줄이다.

미중 강대국의 이견으로 시간이 허비되는 한 다르푸르의 정상화는 요원해 보인다. 아프리카 판 ‘킬링필드’라 불린 다르푸르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 위해서는 강력하고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개입이 절실하다는 것이 세계 인권 진영의 동일한 목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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