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 “南北 학술교류 협의체 필요”

남북한 학술교류의 구심 역할을 할 ’학술 협의체’의 필요성이 국내 학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정영훈 교수는 14일 “국내 학자나 학회에서 남북 학술교류를 산발적으로 계속하고 있지만 상호 정보교류가 거의 없는 형편”이라며 “교류를 활성화하고 소통의 장이 될 협의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북측 학계와 학술회의나 공동연구를 협의할 때마다 비용이나 교류 형식 등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며 “학회 간 정보교류가 이뤄진다면 북측과 협상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경비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가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군학회’는 이달 중 평양에서 북측 조선역사학회와 제4차 한국고대사 공동학술회의를 개최할 계획이었으나 아직 북측에서 연락이 없는 상황이다.

학자들은 현재 남북 학술교류가 정치적 사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일정을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교류 협의체를 중심으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교류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북한과 대학교육 수요 파악을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는 이장로 고려대 교수는 “올해 북한의 핵보유 선언(2.10) 이후 교류가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조만간 학술교류에 뜻을 같이 하는 학자들과 만나 협의체 구성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학술진흥재단은 14건의 남북 학술교류 지원사업을 선정, 이 가운데 13개 사업에 약 2억3천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재단은 2001년부터 교류 지원사업을 시작했지만 2003-05년 선정 건수(각 21, 19, 14건)와 지원액(각 3억6천만원, 2억6천만원, 2억3천만원) 모두 내림세다.

남북 관계가 호전되면서 경제를 중심으로 다른 부문의 교류사업이 급증하는 데 반해 학술교류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학술단체 간 협의기구의 필요성과 함께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북측과 학술교류를 추진하고 있는 학회 관계자는 “대부분 국제 학술회의 형식 으로 교류하고 있지만 회의 내용이나 형식이 국제적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며 “아예 일방적인 발표에 그치거나 논문교환이나 자유로운 토론이 생략되는 경우도 있다”고 꼬집었다.

또 양측 학자들이 회의장 밖에서 자유롭게 접촉하고 대화하기가 힘들다면서 “이런 문제가 하루 아침에 해결될 수는 없지만 양측이 점진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협의할 조정 공간도 없는 실정이다.

한편 정부 관계자는 남북 간 학술교류는 이제 시작되는 단계로 지금까지 지원은 미미한 수준이었다며 “앞으로 정부 지원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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