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인권·FTA 이중잣대 문성근과 대결 자신”










▲하태경 부산 북·강서을 새누리당 예비후보는 문성근 후보와의 맞대결에 대해 “바람이 아무리 거세도 휩쓸리지 않고 바람을 타고 넘는 갈매기도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황창현 인턴기자.





하태경 (사)열린북한 대표가 2일 부산 북·강서을 지역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섰다. 북·강서을 지역은 김해, 사상, 사하 등과 함께 이른바 ‘낙동강 벨트’로 불릴 만큼 이번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힌다. 야권에서는 PK(부산·경남) 진출의 교두보 마련을 위해 바람몰이를 일으키려 하고 있다.


하 후보의 출마지역에는 친노(親盧)세력의 핵심인 고(故) 문익환 목사의 아들,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은 이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해 놓고, 문 후보의 대항마로 하 후보를 유력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 후보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간부 출신일 만큼 열혈 학생운동권이었지만 북한인권과 한국사회 선진화 문제에 관심을 돌린 몇 안되는 486인사 중 한 명이다. 이미 여권의 인적 쇄신에 적합한 인물로 정치권에 주목을 받아 왔다.


부산으로 내려 가기 직전 하 후보를 29일 서울 시내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우선 하 후보는 우파 혁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진보적 우파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인권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 역할을 할 것”이라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상대 후보인 문성근 후보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바람은 약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설령 바람이 거세다 해도 바람에 휩쓸려 가지 않고 바람을 타고 넘는 갈매기도 있다”는 말로, 맞대결에 자신감을 보였다.


당초 그는 종북(從北)주의 청산과 우파개혁을 주장하며 서울 관악을 출마를 고려했다. 그곳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출마하는 곳이다. 북한 문제를 두고 서울대 선·후배 간의 맞대결이 예상돼 이 역시 관심지역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해 하 후보는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이 대표 보다는 문 후보가 대한민국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며 “문 후보를 제어하는 것이 대한민국이 전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 후보는 상대 후보인 문 후보를 이중잣대를 가진 대표적인 ‘보수좌파’라고 규정했다. 외국인 노동자 인권을 얘기하지만 북한인권에는 벙어리가 되고, 한-칠레 FTA는 반대하지 않으면서도 유독 한미FTA를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문 후보에게는 70~80년대 반독재와 비타협적으로 행동하는 증오, 복수, 대결 마인드가 남아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런 마인드는 지금 시대에 맞지 않다. 문 목사님의 참 뜻은 사랑과 포용, 화합을 실천하는 것으로 정반대”라고 설명했다. 하 후보는 과거 문 목사가 만든 통일단체에서 상근자로 활동했을 만큼 인연이 남다르다.


중국 내 탈북자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입장을 피력했다. 하 후보는 “중국과 협상을 하는 동시에 국제여론을 환기시켜 압박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도 “무엇보다 중국 지도부와 네트워크를 형성해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중국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으면서 정·관계 쪽에 인맥을 쌓은 경험을 살려 국회에 진출시 반드시 탈북자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 일답]













▲하태경 대표는 “여권 후보로 결점이 전혀 없어 문 후보가 공격할 요소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창현 인턴기자.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NGO 활동만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많다. NGO는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해결하는 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북한인권 문제를 제기할 수 있지만, 결국 통과시키는 것은 정치다. 미국, 일본에서는 북한인권법을 통과시켰다. 한국은 아직도 이 문제를 가지고 싸움만 하고 있다. 정치의 능력이 부족하니, 탈북자 문제도 중국 정부와 상대하지 못하고, 미국의 힘을 빌려 하고 있다.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치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전략공천 제안은 언제 받았나.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1월 25일에 했다. 그리고 이틀 뒤 새누리당 인재영입분과 위원장이 직접 제안을 해왔다. 당시 나는 당을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었고, 새누리당도 쇄신 과정이었다. 북한인권과 통일에 대한 당의 입장을 확인한 다음, 당이 이 문제에 대해 주도적으로 맡아달라고 제안해 수락했다”



-전략공천 지역이 부산 북·강서을 맞나.




“당에서 그렇게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도 그 지역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




-하 대표를 부산 북·강서을로 전략공천 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부산 태생으로 초·중·고를 부산에 다녔다. 2년 감옥생활 후 부산에서 여러 활동도 했다. 나는 과거 민주화운동 경력도 있고, 도덕적인 결함도 없다. 여당 후보로 약점이 전혀 없어 문 후보가 공격할 수 있는 요소가 없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노 대통령을 지지해 인지도가 높아진 것이지 내세울 만한 경력이 없다. 또한 이 지역은 전국적인 관심 지역으로 인적 쇄신 차원에서 지역후보 보다는 새롭고 참신한 젊은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결국 문 후보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후보로 판단했다고 본다.”




-문 후보와 힘겨운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선거에서 최선을 다하면 패배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부산 지역에 문재인 후보에 대한 바람은 조금 불고 있는 것 같지만, 문 후보 바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설령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하더라도 바람에 휩쓸려 가지 않고 바람을 타고 넘는 갈매기도 있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고 문익환 목사와 특별한 인연도 있는데 문 후보와의 맞대결이 껄끄럽지 않나.




“문 후보는 보수좌파라고 본다. 좌파에도 진보·보수가 있는데 보수좌파는 이념좌파다. 민주통합당이 한-칠레 FTA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지만, 한미 FTA를 반대하는 것은 당의 주도세력이 반미(反美) 이념의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노동자 인권을 얘기하는데, 북한 인권을 얘기하지 않은 것도 친북(親北)이념 때문이다. 이념에 대해 이중 잣대가 생기고 있는 것이다. 이념 때문에 이중 잣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보수좌파다.


또한 문 후보에게는 70~80년대 반독재와 비타협적으로 행동하는 증오·복수·대결 마인드가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이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확인되면 임기가 하루가 남아도 탄핵하겠다’는 발언을 하는 것이다. 그런 마인드는 지금 시대에 맞지 않다. 문 목사님의 참 뜻은 사랑과 포용, 화합을 실천하는 것이다. 문 목사님의 참 뜻과 정반대다. 오히려 문 후보의 정치적 마인드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저해하고, 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처음에는 관악을에서 총선을 준비했다.



“관악을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와의 대결에서 종북주의를 청산하고자 했다. 하지만 당의 요청을 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 종합적으로 판단했는데, 이 대표 보다는 문 후보가 제1야당의 최고위원으로 대한민국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이 대표 보다 문 후보의 바람을 제어하는 것이 대한민국이 전진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당의 입장을 수용했다.”




-중국 내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여론이 높다. 해결방안이 있다면.




“탈북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근본적으로 북한 인권을 생각하는 정권이 들어서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협상과 압박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국과 협상을 하는 동시에 국제여론을 환기시켜 압박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국과의 신뢰가 형성되어야 한다. 중국 지도부와 우리 정부 간의 네트워크가 형성이 안 된 것 같다. 한국 정부가 중국과 해결하지 못하니 미국에까지 부탁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으면서 정·관계 쪽에 인맥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중국 대사관 앞 시위는 어떻게 보나.




“평화적인 시위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반중(反中) 시위로 변질되어서는 안 된다. 목적과 수단이 전도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탈북자 문제가 반중으로 가면 상황이 더 악화된다. 또한 중국 국민들이 볼 때 감동하고 동의할 수 있는 시위를 해야 한다. 중국인을 적으로 만들면 안 된다. 대사관 앞 시위가 중국인을 욕하고, 폭력적인 양상을 보이는 것은 절대 조심해야 한다. 더불어 중국에게 협상과 대화를 해서 풀겠다는 신호를 계속적으로 보내야 한다.”




-북한인권 운동을 한 하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북한인권법 통과를 기대해도 되나.




“18대에서 통과되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다. 민주통합당 내에도 한미 FTA와 북한인권법에 대해서도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의원들이 많다. 이들을 정쟁의 대상이 아닌 협의의 대상으로 보고 이끌어 내는 정치력도 필요하다. 그럴 때 가능하다. 하지만 북한인권 운동을 했던 사람으로 많은 의원들과 함께 반드시 통과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기성 486세대 정치인들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486세대 정치인 중에는 과거에 가졌던 친북, 반미적 이념을 극복한 사람도 상당 수 있다. 반면 극복하지 못한 486정치인들도 많다. 이런 이념을 극복하고 현실 문제를 있는 그대로 보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이념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과거의 사고에 매몰되면 한국 사회의 발전에 발목을 잡는 세력으로 국민들로부터 완전히 외면당할 것이다.”




-새누리당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파도 개혁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번처럼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는다. 민생현장, 풀뿌리를 강조하고, 국민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진보적 우파로 거듭나야 한다. 그래야만 선거에서도 이길 수 있다. 새누리당이 진보적이고 혁신적인 우파가 되도록 밑거름이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