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20일 북한 김정은이 김대중 전(前) 대통령의 서거 5주기를 맞아 보낸 ‘조화(弔花)’를 놓고 논란이 일어난 데 대해 추도식을 주최한 김대중평화센터의 사과를 촉구했다.
하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꽉막힌 남북관계를 뚫어보려는 김대중평화센터 나름의 충정이었음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면서도 “조화를 받으러 오라는 (북한의) 전갈에 한달음에 달려가 조화를 받아온 행위도 굴종적”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백번 양보해 조화를 받으러 간 행위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그렇게 받아온 조화를 ‘레드-카펫’위에 받쳐서 현충원에 놓을 생각을 했다는 것에는 어안이 벙벙하다”고 지적했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을 주도한 적국의 수장(김정은)이 보낸 조화를 우리의 호국 영령들이 모셔져 있는 현충원에 가져다 놓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
그는 또한 김정은이 보내온 조화를 놓은 모양새는 더욱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김정은이 보내온 조화는 지난 18일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추도식 때 박근혜 대통령의 조화와 나란히 좌우에, 전직 대통령들의 조화보다는 오히려 상석(上席)에 배치됐다.
특히 박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들의 조화는 바닥 위에 바로 놓여져 있는 반면 김정은의 조화만 ‘레드-카펫’위에 따로 놓여져 있었다.
이와 관련 하 의원은 “전직 대통령들은 대한민국의 최고헌법기관이다. 김정은은 대한민국 헌법상 여전히 반국가단체 수괴”라면서 “김정은에 대한 어느 정도 의전을 생각하더라도 전직 대통령 보다는 아래 자리에 김정은 조화를 배치하는 것이 옳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장군님(김정은)’의 조화를 땅바닥에 둘 수 없다는 북한 위정자들의 뜻까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인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황스럽고 불쾌하다”면서 “굳이 조화를 놓아야 했다면 논란을 피할 다른 적절한 방식을 고민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 의원은 김대중평화센터는 도대체 누가 무슨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실무자의 단순한 실수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실수가 아니라면 (김대중평화센터는) 정확히 설명을 해야 하고, 잘못이 있었다면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